쓰레기를 재생해서 연1조원을 번다-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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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주섭일 특파원】잘 살면 잘 살수록 늘어만 가는 쓰레기. 처치곤란의 쓰레기가 최근 「프랑스」에서 굴지의 대형산업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쓰레기에서 황금을」이란 표어가 기업인과 각 도시 행정가들의 입맛을 돋우는 사태가 되었다. 바야흐로 한 나라의 경제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국민총생산고 일뿐 아니라 쓰레기통의 수치가 또한 그 나라의 풍요도 측정의 「바로미터」라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입증되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각 가정에서 쏟아지는 연간쓰레기의 무게는 1천3백만t, 1인당2백50㎏에 달한다. 이를 원료로 한 쓰레기재생산업은 연1백억「프랑」(약l조원)의 「프랑스」내 7대 기업으로 최근 수년동안 급성장했으며 단일업체가 7천명의 고용원을 두는 회사도 있다.
따라서 「프랑스」의 여러 도시들은 신문지·빈 병·고철수집을 놓고 청소업자들과 팽팽하게 경쟁, 선취권을 주장하는가 하면 일반기업이 쓰레기시장에 뛰어들어 빈 병1개, 신문지 1㎏당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만만찮은 이익 때문에 「프랑스」정부가 공공연히 시 당국의 편을 들어 1976년 한 제조업체는 정부권유에 따라 t당 1백56「프랑」(약1만5천6백원)씩 25만t의 쓰레기를 사들였다.
쓰레기산업은 공해폐기물 처리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의 오랜 숙제가 해결되는 일면도 있다.
고속도로건설에 절대 필요한 「아스팔트」를 「탄화수소」가 함유된 「콘크리트」로 대체하는 새로운 방안이 개발되고 있다. 이 새로운 고속도로포장은 「플라스틱」병과 산업용쓰레기의 재생을 통해 추출되는 물질을 주성분으로 여기에 「콜타르」를 합성한 것이다.
이 방법은 이미 「알프스」지대와 「프랑스」남부해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에서 그 실용가능성이 인정되었다. 작년 한해동안에도 이 물질은 「프랑스」내 고속도로의 여러 구간에서 사용되었고 현재에는 중장비차량에도 견디도록 시험 중에 있다.
폐지의 재생에서도 그 효과는 뚜렷하다. 「펄프」원료가 부족한 여러 나라들로서는 「펄프」생산에 비해 헌 종이의 재생을 6배나 늘렸다.
「프랑스」의 경우 매년 쓰레기 가운데 유리95만t, 「플라스틱」42만t, 고철39만t, 「알루미늄」3만5천t, 동2만t이 포함된다. 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된다면 연3백60만t씩 쏟아지는 음식물찌꺼기도 비료나 가축사료로 이용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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