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돈이 춤추는 아파트투기 대책은 없는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파트」과열은 이제 단순한 과열의 도를 넘어 상설투기장화 되어 가는 느낌이다. 「인플레」억제에 자신 있다고 정부는 거듭 다짐하지만 떠돌아다니는 돈의 흐름은 심상치 않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가, 어떻게 진정시킬 것인가를 전문가들에게 들어본다. <편집자 주>
◇장재철(증권거래소 전무)=「아파트」업자와 소개업자들이 시세를 조작하고 투기를 선동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아파트」투기는 이제까지의 예로 보아 주식투자보다 손쉽고 이익 많고 손해 볼 염려가 없어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돈 많은 가수요자에 의해 투기가 일어나는 것이므로 청약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제일 좋다.「아파트」값 자유화는 오히려 가격상승을 부채질해 가수요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송병낙(KDI경제분석 실장)=도시화에 따른 도시로의 인구유입, 핵가족화로 인한 가구수의 급증,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선호경향(특히 중산층이상) 및 소득증대에 따른 부동자금이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는데서 이상과열현상이 고조되고 있다고 본다.
단기적으로는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기성자금(특히 기업이나 단체)을 규제하는 방법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무주택율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는 주택건설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
◇김동식(주택은행조사부장)=서울의 무주택율은 41%쯤 된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고, 유동자금은 많고 투자대상은 적고, 게다가 심리적 요인까지 겹쳐 투기가 일어나는 것 같다.
이런 「아파트·붐」을 계기로 건설업자들이 많이 지을 것 같은데 당국에서 너무 억제하면 의욕이 줄어들 염려가 있다. 수요가 넘쳐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시장기능에 맡겨 공급을 늘리는 것이 좋다.
◇김영우(전경련이사)=통화량의 팽창,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및 증권시장의 정체, 건축 자재 값의 상승 및 서민주택난 완화보다는 이윤동기에 지나치게 치우친 부동자금과 이에 영합한 건설업계의 자세가 원인으로 본다. 이상과열 「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자금을 원천적으로 산업자금으로 정착시키는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세금징수 및 행정조치 등을 병행시켜야 할 것이다.
◇안난희(30·주부·서울 동대문구 이문1동)=「아파트」를 분양할 때면 건설업자가 복덕방들을 초청해서 향응을 베풀고 일부를 미리 떼주어 「프리미엄」시세를 조작한다고 들었다.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복덕방에서 일제히 분양하기도 전에 「프리미엄」이 얼마라고 알 수 있겠는가. 당국은 「아파트」신청자만 볶지 말고 이런 악덕건설업자·복덕방들을 철저히 조사해서 부당이득을 세금으로 모두 징수해야 한다.
◇김향규(한신공영이사)=많은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쾌적한 「아파트」를 원하고 있는데 공급이 원활치 못해 투기가 일어난다. 건설업자로서 책임을 느낀다.
그러나 일부 악덕부동산 소개업자와 지주들 때문에 건설업자들은 「아파트」부지를 확보하는데 곤란을 당하고 있고 또 분양할 때도 일부 복덕방의 횡포로 피해를 보기도 한다. 당국은 청약제도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건설업자들이 좋은 「아파트」를 싼값에 공급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
◇김유성(영동동경부동산대표)=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여유자금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좀 늘리고 싶어도 마땅한 대상이 없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완화시키는 방법으로는 양도소득세 등 각종 제약에 묶여 있는 나대지(빈터)의 부분적인 자유매매 등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겠으나 궁극적으로는 유동자금을 흡수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