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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536> IPTV 영화관 100배 즐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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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박수련 기자

집에서 케이블TV나 IPTV 같은 유료방송을 보시는 분들, 혹시 ‘극장동시상영 VOD’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주문형 비디오(Video on Demand) 형태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거실 소파에 앉아 편히 볼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이 서비스가 명실상부한 ‘안방극장’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내 집 안방을 영화관으로 바꾼 IPTV 서비스에 대해 알아볼까요?

박수련 기자

유치원생 두 딸을 둔 나혜인(37)씨는 3, 4월 내내 디즈니의 블록버스터 영화 ‘겨울왕국’을 일주일에 두세 번씩 봤다. 지난 2월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본 아이들이 “또 보고 싶다”고 졸라 영화관에 다시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IPTV에서 겨울왕국 VOD를 서비스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집에서 TV로 볼 수 있다는 데 눈길이 갔다. 한번 결제하면 해당 영화를 평생 무한반복해서 볼 수 있다는 문구를 읽고, 나씨는 과감히 1만8900원을 결제했다. 그는 “처음엔 좀 비싸다 싶었는데, 아이들과 20회 이상 본 걸 생각하면 영화관 가는 비용보다 싸고 편리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IPTV가 영화를 비롯한 영상 콘텐트 유통 플랫폼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최신 영화를 VOD로 서비스할 만큼 콘텐트 공급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 때문에 영화관 한 번 가기도 힘든 젊은 부모들이나 내 집에서 편히 가족과 함께 영화를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IPTV 앞으로 모여들고 있다. 매달 일정액을 이용료로 내면 편수나 횟수에 관계없이 영화를 무제한으로 골라볼 수 있는 월정액 상품들도 영화광들에게 인기다. 영화 제작자들도 강력한 콘텐트 유통 채널을 스크린에서 흥행부진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는 ‘제2의 시장’으로 반기고 있다.

거실로 들어온 영화관

 올 상반기 ‘렛잇고(Let it go, 겨울왕국 주제가)’ 열풍을 일으킨 1000만 관객 영화 겨울왕국은 IPTV를 통해 안방극장에서도 신화를 썼다. 지난 3월 KT의 IPTV 서비스인 올레tv에서 겨울왕국을 VOD로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출시 첫날 5억9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IPTV의 역대 일일 매출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출시 후 한 달 동안 22만 가구가 겨울왕국 VOD 서비스를 이용했다. 겨울왕국 인기 비결은 ‘극장 동시 상영’과 ‘무한반복 시청’이 모두 가능한 VOD라는 점이었다.

 결제 금액이 보통 1만원인 극장 동시 상영 VOD는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집에서 볼 수 있어 인기가 있다. 팝콘과 음료수만 있으면 내 집 거실이 극장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게다가 1만원으로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러 명이 함께 볼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지난 2월 말 IPTV를 통해 영화 ‘변호인’을 본 이운석(42·서울 창신동)씨는 “영화관에 갈 시간이 없어서 못 보고 있었는데, IPTV에서도 상영한다기에 퇴근 후 밤에 아내와 함께 봤다”며 “조명 끄고 42인치 TV 앞에 앉으니 우리 집 거실도 영화관 못지않은 분위기 나더라”고 말했다. 저예산 독립영화나 대형 멀티플렉스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한 대중영화도 최근에는 극장과 IPTV에서 동시에 상영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요즘엔 평생 소장용 DVD처럼, IPTV에서 결제한 VOD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돼 무한반복 감상할 수 있는 클라우드DVD도 인기를 끌고 있다. IPTV의 성공 모델이 된 겨울왕국의 경우, VOD를 구매한 다섯 집 중 세 집(56%)은 이 클라우드DVD 상품으로 결제했다. 특히 클라우드DVD는 풀HD 화질을 제공하고,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멀티 자막·오디오 기능도 지원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올레tv 박동수 본부장은 “다국어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좋아 연말에는 더 진화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TV로는 한국어, 이어폰으로는 영어로 VOD를 즐길 수 있는 다중언어 동시제공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끈따끈한 최신작은 유료VOD가 대부분이지만, 추억의 명화 등 오래된 콘텐트는 무료로도 즐길 수 있다. 현재 IPTV 3사는 각각 1000편 이상의 영화VOD를 무료로 서비스 중이다.

‘월정액 IPTV 영화관’ 인기

 최근 IPTV 업체들은 부가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매월 일정액을 내면 유료 콘텐트를 횟수나 시간 제약 없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월정액 상품이다. 영화 관련 월정액은 2009년 SK브로드밴드 B tv가 가장 먼저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내놨다. 월 9000원(부가세 제외)을 내면 극장 상영이 끝난 지 1개월 이내의 최신 영화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다. 매달 최소 5편 이상 업데이트되고 있다. B tv는 특히 CJ E&M이 배급하는 영화를 다수 확보해 한국영화에 강하다. 해외영화는 국내 콘텐트공급사(CP)가 수입한 외화를 위주로 공급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이제는 영화 제작자들이 극장에서 대박을 못 내도 IPTV 를 통해 다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IPTV로 콘텐트를 빨리 공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화 월정액 상품은 최근 KT의 올레tv가 ‘한국형 넷플릭스’라는 간판을 내걸고 ‘프라임무비팩’을 출시해 더욱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재 가입자가 520만 명이 넘어 시장점유율 1위인 올레tv는 지난 4월 영화와 미국드라마(미드) 8100편을 자유롭게 골라볼 수 있는 프라임무비팩(월 1만4900원)을 출시했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인기인 넷플릭스(Netflix)는 한 달에 7.99달러를 내면 인기 영화와 드라마 수백 편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프라임무비팩은 해외영화 3000편과 한국영화 1100편으로 콘텐트가 더 많다. 또 ‘하우스 오브 카드’ ‘스파르타쿠스’ ‘워킹데드’ 등 미드 4000편도 거실에서 즐길 수 있다. 디즈니·소니·워너브러더스 등 해외 메이저 배급사로부터 직접 공급받기 때문에 해외 콘텐트가 강하다. 올레tv 관계자는 “8100편을 소비자가 DVD로 구입하려면 1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트”라며 “소비자들이 영화표 두 장 값보다 싼 비용으로 최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콘텐트를 꾸준히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구글TV와 손잡고 만든 U+tv G는 미국 ABC방송사의 미국 드라마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ABC미드(월 7000원)와 애니메이션을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애니 프리미엄(월 9000원)을 서비스 중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뽀로로·뿌까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해 어린이 대상 영어·중국어 교육 VOD를 제공하는 등 키즈 콘텐트에 강한 U+tv G의 특성을 살렸다. U+tv G 관계자는 “tv G는 구글과 통신사가 콘텐트로 융합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면서 “전용 셋톱박스를 설치하면 TV에서 유튜브의 콘텐트를 HD급 화질로 감상할 수 있어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콘텐트에 제한선이 없다”고 말했다.

다큐·방송·어린이 … VOD 전성시대

 현재 IPTV 3사는 지상파 3사(KBS·MBC·SBS)의 방송 VOD를 무제한 즐길 수 있는 ‘지상파 무제한’ 월정액(월 1만3000원), ‘응답하라1994’ ‘꽃보다할배’ 등의 인기 콘텐트를 제작한 CJ E&M 전용 월정액(월 1만원), 영화 전문채널 캐치온 월정액(1만원) 등 다양한 월정액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어린 자녀의 교육용 콘텐트 수요가 늘면서 어린이 콘텐트 전용 상품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처럼 IPTV의 콘텐트와 부가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도 점차 유료 콘텐트 결제에 익숙해지고 있다. 통신 3사의 유료VOD 구매자 수는 연평균 두 자릿수로 늘고 있다. 월정액 상품 가입자도 증가해 KT 올레tv가 지난 3월 40만 명을, SK브로드밴드 B tv가 50만 명을 돌파했다.

모바일과 만난 IPTV

 최근 IPTV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와 결합해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른바 ‘N스크린’ 서비스를 통해서다. N스크린이란 하나의 콘텐트를 스마트폰·PC·태블릿PC·자동차콘솔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단말기 종류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콘텐트를 이어서 볼 수 있다. 어제 TV로 보던 VOD 영화를 오늘 출퇴근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이어서 볼 수 있다. 올레tv는 클라우드 DVD용 영화 1000편을 비롯해 주요 콘텐트에서 모바일 이어보기 기능을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세컨드 TV’와 ‘폰 to TV’로 모바일TV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세컨드TV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로 TV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TV에 있는 콘텐트를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기능으로, IPTV 셋톱박스 한 대가 있으면 스마트폰 3대를 TV처럼 이용할 수 있다. 폰 to TV는 반대로 스마트폰에 있는 콘텐트를 TV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PTV는 초고속 인터넷망에서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활용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콘텐트를 텔레비전 수상기에 전송하는 서비스다. 일반 종합유선방송이 전용 케이블을 활용해 콘텐트를 전송하는 것과 달리 IPTV는 각 통신사의 인터넷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터넷TV라고도 부른다. 국내에서는 2007년 IPTV가 등장했다. 초기에는 주문형 비디오(VOD)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후 실시간 방송과 인터넷 검색·쇼핑·뱅킹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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