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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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칸나」는 한자로 홍초라고 쓴다. 붉은 꽂을 가진 파초라는 뜻이다. 그만큼 「칸나」의 잎은 파초처럼 넓고 크다. 옛날엔 「칸나」의 꽃은 아주 보잘것없이 작아서 주로 잎만을 관상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개량되어 꽃도 커졌고 예뻐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꽃도 붉은 색에서 지금은 노란색·흰색·주황색·점박이 등으로 다양해져 홍초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칸나」의 모습은 언제나 시원스럽고 야성적이며, 이국적이다.
농염한 꽃빛이 아주 요염하며 뇌쇄적인 매력을 주고 있다. 다만 화기가 짧은 것이 이 꽃의 큰 흠인데 이를 두고 미인박명이라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 꽃의 뿌리에는 전분이 들어있어 「페루」나 「하와이」에서는 식용「칸나」를 재배하며 열대지방에서는 넓은 잎에 음식을 담아먹기도 하다.
꽃창포와 비슷하게 생긴 「칸나」는 인도열대「아시아」가 원산지. 「칸나」엔 암자색의 열매가 달리는데, 보기와는 달리 매우 단단하다. 그러나 꽃이 지면 이 열매를 따주어야 다음 꽃이 계속 핀다. 번식은 씨와 뿌리로 하는데 씨는 껍질에 상처를 내어 3,4월에 심는다. 성장이 빨라 그해 여름에 꽃을 볼 수 있다.
토질은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잘되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좋다. 고성종과 왜성종이 있는데 왜성종은 화분에 심으면 좋다.
용인자연농원 식물원엔 월광·「카틀레야」등 5종이 한창 요염한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루고 있다.
화단에 심을 때는 「칸나」만 가지고 하나의 화단을 꾸미는 것도 좋다. 즉 원형화단의 가운데에 「이탈리안·칸나」의 자주색 잎을 가진 「칸나」를 심고 그 주위에 중성종을 심고 다시 왜성종을 둘레에 심어놓으면 대단히 운치있고 화려한 「칸나」원이 된다. 가정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이런 꽃으로 한 여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글·김교우<용인자연농원식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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