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자민의 기반은 두꺼웠다|일 참의원선거 결과…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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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참의원 선거결과는 자민-건투, 사회·공산-패배, 공명-완승, 민사-신장, 신자유 「클럽」-부진으로 요약된다. 예상을 뒤엎고 여야역전이 저지된데 대해 일본신문들은 ①현실적인 유권자들이 불안한 변화보다는 아직도 보수적 안정을 지향하는 잠재의식이 강하고 ②전용 여당이 다당화시대에 난립한 군소정당의 상호 대결 속에서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관점에서 보고있다.
「다구찌」(전구부구강)교수 (명고옥대학·정치학) 는 『급진적인 변화에 위기의식을 느낀 유권자들이 혁신보다 보수를 택한 것』이라고 선거결과를 논평.
○…사회·공산당이 대패하고 중도정당의 신장세가 현저했던 작년의 중의원선거 때의 추세가 이번 선거에서 다시 확인했다.
자민당을 이탈, 신보수를 주장한 신자유 「클럽」이 8명의 당선자를 냈던 지난 중의원선거 때와는 달리 이번 선거에서 부진한 것은 전통보수 자민당의 벽이 아직 두텁고 다만 정책이 결여된 것이 흠이었다는 일반적인 분석이다.
15명의 후보를 내세워 14명이 당선된 공명당은 소수정예주의 작전이 주효한 것.
○…일본의 모든 보도기관들이 선거종반전까지, 또 일부신문들은 개표 진행 중에도 여야역전이 틀림없을 것으로 전망하여 빗나간 예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잘못된 예상은 주로 지난번 선거에서 사회당이 「지정석」으로 만든 8개 지역구에서 자민당이 고전할 것이라고 안이한 분석을 한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 그러나 자민당은 예상을 뒤엎고 문제의 8개 지역구에서 전부의석 탈환작전에 성공했다. 자민당이 단독65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을 역전으로 보는 일부해석도 있으나 여야의 석차로는 역전이 아니다.
○…화제의 당선자중에 전국구에 입후보한 「미야모또」(궁본현치) 공산당의원장은 개표 중반전까지 고전, 한때 59위를 맴돌아 낙선되지 않나 하고 예상됐으나 동경·대판등 공산당기반이 강한 대도시에서 표가 쏟아져 41위로 가까스로 턱걸이했다.
전국구 제1위 당선자는 l백56만표를 획득한 사회당의 2선의원「뎅·히데오」(전영부), 2위는 사회당부위원장으로 있다가 탈당, 사회시민연합을 결성했다가 사망한 「에다·사브로」(강전삼랑)의 장남「에다·사쓰끼」(강전오월·36·전판사), 「록히드」사건과 관련해 「미끼」전 수상에게 가짜 전화를 걸어 물의를 일으켰던 「기또·시로」(귀두사낭) 전직 판사는 전국구에서 67위로 낙선했다.
○…일본참의원에서 「탤런트」하더 시대는 이제 차차 퇴색되고 있다. 지난71년과 74년 선거 때 만해도 「탤런트」가 출마하면 l∼5위 이내로 당선이 됐으나 이번에는 투표전 부터 비판론이 높았고 NHK여론조사에서도 60%가「탤런트」후보에 반대한 때문인지 현직에서 출마, 당선된 사람도 20∼30위로 처졌으며 자민당공천의 여배우 「오오기」(선간경)는 겨우29위, NHK 「아나운서」출신 무소속 「다까바시」(고교규삼)가 36위로 당선됐을 뿐 나머지후보는 탈락했다,
○…이번 선거에서 농협을 위시한 전국조직체를 가진 보수단체들이 자민당에 전폭지원을 했다. 또 일본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재계가 「미끼」정권 때와는 달리 자민당에 약속했던 50억 「엔」 보다 많은60억 「엔」을 내놓았다.
○정·일본 여성당수 「에노끼· 미사꼬」여사는 11일 당이 공천한 후보10명이 모두 낙선하자 이 여성상위논자들의 정당을 해체키로 했다. 「에노끼」여사는 이와 함께 72년 그녀가 낙태자유화와 피임정판매자유화운동을 위해 설치한 주부련도 해체키로 했다.
기사출신인 「에노끼」여사(32)는 이번 선거자금 l천7백만「엔」을 의사인 남편으로부터 차용하면서 선거후에 이 부채를 갚지 못하면 이혼하거나 여성운동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바있다. 【동경=김경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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