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신품종 개발 (5)|고구마 「홍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썩음 병에 강해 오래 저장할 수 있고 거기에 수확량도 많은 신품종 고구마 「홍미」가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밭작물 연구관 박근용·성낙춘씨 「팀」에 의해 개발된 이 「홍미」는 저장율 98%를 기록, 오래 보관하지 못했던 재래종 「황미」의 약점을 완전히 보완했다.
지금까지 고구마 품종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수확 후 6개월만 지나면 아무리 저장을 잘해도 고구마가 물렁물렁해지는 연부병에 걸려 상품 가치가 없어져 버리는 것.
그리고 전분 함량이 낮아 공업용으로서의 가치가 적은 것도 흠이었다.
이에 박근용 연구관 「팀」은 67년부터 전분 함량이 높고 썩음 병에도 강한 신품종 개발에 착수, 10년만에 「홍미」를 육성했다.
「황미」와 「농림 25호」를 인공 교배시켜 육성된 「홍미」의 주요 특성을 보면 ①전분 함량이 10α당 평균 8백22kg을 기록, 재래종인 「황미」 보다 8%가 높고 ②저장율은 「황미」가 82% 밖에 안되는데 비해 98%를 기록, 거의 완벽에 가깝다.
즉 75년10월29일부터 76년3월25일까지 똑같은 조건으로 「홍미」와 「황미」를 저장한 결과 「황미」는 저장 갯수 4백9개 중 90개가 부패, 부패율 18%를 나타낸데 비해 「홍미」는 4백73개 중 불과 2%인 9개만이 부패했다.
이는 신품종이 연부병에 강함을 증명하는 것.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금년에 강원·충북을 제외한 7개 도에 원종용 종자 2백kg을 공급, 종자를 확대 생산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 농가에 보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품종 (홍미)는 단위당 생산성도 매우 높다.
72∼76년간의 시험 재배 결과 전북에서는 「황미」 보다 17%, 제주에서는 15%, 전남 13%, 경남 15%, 경북 9%, 그리고 경기 지방에서는 28%가 각각 증수되어 전국 평균으로는 수확량이 재래종보다 15%가 증수 됐다.
우리 나라의 고구마 생산량은 연간 1백75만t (76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산지가 전국에 산재해 있고 자가 식량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어 정작 전분용 또는 주정용으로 정부가 수매하면 수요의 50% 정도 밖에 조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공업용 수요는 연간 주점용이 1백만t, 전분용이 20만t에 이르고 있으나 실제 수매되는 양은 60만∼70만t 밖에 안돼 대체 원료를 연간 50만t이나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다수확성인 신품종 「홍미」가 확대 보급되면 공업용 고구마도 자급될 전망이다. <특별 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