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도 선보일『한국미술 5천년 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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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해 일본에서 크게 성공을 거둔「한국미술 5천년 전」의 구미전시회를 위한 예비교섭이 한창 진행중이다.
한국 고 미술 구미전의 개최는 빠르면 내년 안에 그 결실을 보게 될 것 같다. 현재 전시회 유치를 서두르고 있는 나라는「프랑스」·「네덜란드」·영국·서독·「스웨덴」·미국 등-.
이들 각국은 금년 초부터 현지 우리 대사관과 해외 공보관을 통해 적극적인 교섭을 벌여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인「네덜란드」는 문화성 고위 당국자가 주「헤이그」우리 대사관에 간청을 해 왔다는 것.
일본 전시회를 보고 한국문화에 새삼 감탄한 이 당국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네덜란드」국립박물관인「암스테르담」의「릭스」박물관을 전시장으로 제공할 것까지 제의했다.
오래 전부터 한국 고 미술전을 갈망해 온「프랑스」도 외무·문화성의 해외문화교류 담당자들이 일본 전을 계기로 적극 서두르고 있다. 특히 대규모 해외전시회를 도맡아 하는「파리」의「프티·팔레」박물관 관계자들은 이 전시회의 구체적인 혐의를 위해 오는 7월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것-.「프랑스」전시회를 실제로 주관하게 될「프티·팔레」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방한에서 우리나라 관계자들과의 혐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전시회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밖의 영국·서독·「스웨덴」·미국도 한국 고 미술전의 개최를 다같이 열망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의를 해 오진 않았다. 이들 나라 중 몇 나라는 주한 대사나 문정관 등을 통해 여러 번 얘기를 해 왔고 현지 우리해외 공보관에도 의사를 전해 왔다는 것. 물론 어떤 나라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관계당국과 전시회 개최에 관한 구체적인 공식문서를 교환한 것은 없다.
그러나 문공부 당국은 이 같은 구미각국의 열망에 따라「한국고미술구미 전」의 개최 계획을 굳히고 그 예비작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현지 해외 공보관 측은 금년 안으로라도 전시회를 열어 달라는 의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공부 당국은 우선 올해에는 예산이 확정돼 있는 현지 답사 비로 중앙박물관 관계 관을 파견, 전시회 개최장소 등을 예비 답사케 할 계획-. 한편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는 현지 공보관들의 의견을 고려해 예비접촉이 끝나는 대로 곧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같은 구미 각국의「한국고미술 전」개최 열망은 중공「러시」로부터 일어난 동양문화「붐」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62년에 가졌던 우리 고미술의 구미 전은 규모도 작았지만 크게 인기를 모으지 못했던 것에 비해 이번 구주 전은 기대되는 바가 크다.
「유럽」인들의 동양문화에 대한 선망을 한층 높여 준 75년의「파리」「중공문물 전」이 대성황을 이루었던 점으로 보아「한국고미술 전」의 개최는 극히 낙관적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1백20일 동안 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한국미술 5천년 전」이 같은 시기의 중공전보다 훨씬 성공적이었다는 사실 등으로 미루어 당국자들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더욱이 문화 예술 감각이 예민한「유럽」인들은 오래 전부터 한국문화를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구미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우리 문학계 인사들도 문화적 바탕을 중시하는「유럽」파의 이해증진을 위해서는 한국 고미술의 구주 전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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