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짠 음식은 신장염에 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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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병의 특징이라고나 할까. 쉽게 치료가 안되고 큰 고통을 준다. 대개 만성적이다. 그리고 고질적이다. 우리 나라 사람에게 흔한 만성신염도 이런 점에서 본다면 현대병의 대표급이다.
김도진 박사(전 서울대 의대교수·김도진 내과원장)의 임상경험에 따르면 만성 신염환자는 의외로 많다. 콩팥(신)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이란다.
급성 신염이 완치되지 않으면 만성이 된다. 대부분 급성 신염이 일단 치유되었다고 생각하고 치료를 중단했는데 갑자기 다시 나빠지고 이 같은 경과가 거듭되는 동안에 만성이 되는 것이라고 김 박사는 설명한다.
만성 신염에는 여러 가지형이 있다. 별 다른 증상 없이 오줌의 변화만 있는 형이 있는가하면 급성 신염의 재연형이 있고 또 「네포로시스」형도 있다.
그런데 가장 주의를 요하는 형은 증상으로 고혈압이 지속되는 형이라는 김 박사의 말이다.
흔히 고혈압이라고 하면 혈관이나 심장을 연상하지만 실은 콩팥과 관련되는 경우가 더 많다.
신성 고혈압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옛날에는 원인을 잘 몰랐던 본태성 고혈압이 대부분이라고 알려졌는데 요즈음 발표되는 논문을 보면 본태성 고혈압 가운데서 신성고혈압으로 밝혀지는 예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김 박사는 소개한다. 특히 우리 나라 사람은 비교적 짜게 먹는 탓인지 신성고혈압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만성 신염의 증상은 뚜렷하지 않은 예가 허다하다. 그저 혈압이 좀 높다든지, 이따금 얼굴이 푸석푸석 붓는다든지 하는 정도다. 만성신염의 경우는 그 병의 진행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안정과 보온, 그리고 감기·편도선염·인후염 같은 세균감염에 주의하는 것이라고 김 박사는 말한다.
신염이 악화되면 콩팥은 차차 위축되며 심한 경우 25∼30g(정상 1백50g 정도)까지 작아지게된다. 이것을 위축신이라고 하는데 더 진행되면 콩팥의 하수구역할이 망가져 신 기능 부전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콩팥의 기능이 3분의1이하로 떨어지면 오줌으로 배설되어야 할 독성노폐물이 혈액 속에 축적되어 생명을 위협하는 비상사태를 초래하는데 이 사태가 바로 무서운 요독증이라고 김 박사는 설명한다.
따라서 만성 신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한다는 것이다.
만성 신염의 치료에는 식이요법 또한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평소 짜게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콩팥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연뿌리·시금치·순무·팥·당근·오이·고추·감자·고구마·수박·콩나물·다시마·미역·김·해삼 등의 섭취가 중요하다. 그러나 육류·달걀·설탕·마늘·파·둥근파·자극성 식품 등은 가능한 한 피하도록 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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