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학업체 타인 자본 의존도 높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 나라 기업은 최근 수출경기의 호전으로 괄목할 외형상 신장을 보이고 있으나 소요대금의 대부분을 금융기관차입이나 외채 등 타인자본에 의존하고있어 과다한 금융비용부담은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정부의 중화학공업육성정책에 편승, 축적된 대금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금융기관 융자나 외상만으로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중화학공업에 손을 댄 업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있어 중화학공업육성정책에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기업이 소요자금의 대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것으로 양해되고 있으나 우리 나라 제조업의 자기자본비율은 61년의 51.6%에서 75년에는 22.8%로 크게 떨어져 미국의 56.8%(74년), 서독의 30%, 일본의 23.2%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다.
반면 부채비율은 61년의 135.9%에서 75년에는 338.1%로 크게 늘어나 표준비율 100%를 두 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관계기관의 주요기업 재무구조분석을 보면 이 같은 재무구조의 취약성과 타인자본의존 경향은 당연한 결과로서 높은 금융비용 부담을 가져와 순 이자부담률은 8·3조치가 단행된 73년의 8.58%에서 75년에는 113.l%로 증가한 반면 기업 수익률은 계속 떨어져 내년의 128.%에서 75년에는 9.5%로 불황이 심했던 71년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이자 부담률이 기업 수익률을 앞지르는 사태를 재현하고 있다.
기업의 자금 조달면을 보아도 75년의 경우 자기금융 대 타인금융의 비율이 27 대 73으로 전년에 비해 자기금융의 비중이 1.7%낮아졌으며 외국차관의 비중도 14.5%로 74년의 13.2%보다 높아져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재무구조상의 취약점은 일부 중화학공업 업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 H조선의 경우 자본금 40억원인 회사가 2백95억원의 외국차관을 포함 1천8백93억원의 부채를 안음으로써(부채비율 5, 887%) 이 업종의 경기가 가라앉은 76년에는 높은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1백31억원의 결손을 가져왔다.
이 같은 사태는 H조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의 경우 그 업종의 경기가 나빠지면 모두 직면하게 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의 기업정책에 심각한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있다.
최근 해외건설수요의 급증으로 외형의 신장을 보이고 있는 건설업에서도 원가부담의 상승으로 기업수익성은 오히려 감소되고 있는 현상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있다.
또 ▲「프랑스」는 신발류 ▲서독은 금속양식기 ▲「노르웨이」는 고무장화 ▲영국과 「이탈리아」는 금속양식기 및 신발류 ▲EC 9개국은 전 양말류와 박강판을 수입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이러한 수입규제움직임은 단시일 안에 실시되지는 않을 것이며 실시된다 하더라도 올해 1백억 「달러」수출은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당국자는 전망했다.
그러나 이미 「덤핑」수출은 한계가 지났음을 인식, 품질의 고급화, 수출가격의 고가화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