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공포의 外人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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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당 세 경기씩 치른 프로축구 K-리그 초반, 득점왕 레이스에 외국인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개막 후 3경기 연속골로 득점 선두(4골)를 달리고 있는 유고 출신 우르모브(26.부산 아이콘스)다.


1999년 부산에 입단, 5년째 K-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는 사실 골게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네 시즌 동안 고작 10골만을 기록했다. 주로 3-5-2 포메이션에서 왼쪽 윙백을 맡아 수비에 치중하다 공격시 어시스트가 그의 주임무였다. 2001년엔 11개 어시스트로 도움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올시즌 '킬러'로 변신할 수 있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전담 키커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네 골 중 필드골은 한 개 뿐이며 나머지는 페널티킥(2개)과 프리킥(1개)으로 따낸 득점이다.

최만희 코치는 "왼발 잡이로 임팩트가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라고 분석한다. 앞으로도 세트 플레이에서 그가 키커로 나설 것으로 보여 득점 기회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또한 포터필드 감독 부임 이후 포메이션이 4-4-2로 변화되면서 왼쪽 사이드 공격수로 올라온 점도 운신의 폭을 넓혔다. 무엇보다 지난해 투톱 마니치-우성용이 빠지면서 부산의 공격력이 현저히 약화돼 그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절실하다는 점도 우르모브의 득점포를 가동케하는 요인이다.

브라질 청소년대표, 2000년 브라질 리그 득점왕(20골) 경력에 빛나는 브라질 출신 마그노(27.전북 현대)도 3골로 득점 2위에 올라있다.

지난 26일 부천전에서 올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삼바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그는 골 냄새를 맡을 줄 안다.'슬로 슬로 퀵' 스타일로 평상시엔 느릿느릿 움직이나 기회만 포착되면 전광석화 같은 순간 스피드로 수비진을 헤집는다.

지난해 안양 LG 소속으로 26경기에 출전 13골.4도움을 기록했던 브라질 출신 뚜따(29)는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층 원숙해진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가다. 수원이 터뜨린 두 골을 혼자 다 넣은 그는 스피드는 빠르지 않은 편이나 드리블링과 몸싸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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