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음식값과 술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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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각종 음식값이 턱없이 비쌀 뿐 아니라 날마다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국민이 일상적으로 겪고있는 바와 같다.
세계의 주요도시 가운데 「뉴욕」·동경·「런던」·「파리」 등의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우리 서울의 물가고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미국의 「맥그로힐」사와 일본산경신문사가 세계 각지의 지사 망을 통해 지난 75년11월을 기준 시점으로 조사한 28개 주요 도시생계비비교에 따르면 식료품의 경우, 달걀이「로스앤젤레스」의 3백68원(12개), 「로마」의 3백2원보다 비싼 3백87원이다. 쇠고기 값도 「사웅파울루」1백68원(1백g당)보다 많은 2백28원으로 나타나 있으며 이외에도 선진국의 도시와 비슷하거나 비싼 것이 많이 있다.
더우기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커다란 소득격차를 감안한다면 서울의 생계비는 비싸다고 할 수밖에 없다.
74년에는 무려 42·1%라는 기록적 물가 상승율로 서민생활을 압박했고, 75년은 25·4%,76년은 11·4%(소비자물가)가 올랐을 뿐 아니라 해마다 거의 1년 내내 가격인상발표가 끊이지 않고, 특히 추석이나 구정대목엔 식료품이나 대중음식값이 20%에서 50%까지 뛰기 일수였다.
이 때문에 외산 양주를 파는 고급요정으로부터 설렁탕·자장면을 파는 대중음식점에 이르기까지 술값과 음식값이 어처구니없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서울시내의 관광「호텔」·「나이트·클럽」·고급「살롱」·일류요정들이 관광객을 비롯한 고객들에게 소위 두당 3∼4만원까지의 술값을 받아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술의 경우, 「위스키」한잔에 1천5백 원, 맥주 한「컵」에 5백원, 고급양주는 한 병에 놀랍게도 10만원까지 받는 것도 있다니 비록 고율의 관세와 주주·유흥음식세탁도 있긴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 할 수밖에 없다. 설사 제아무리 고급술이라지만 이런 금액은 한 병에 쌀 약4가마2말과 맞먹는 값이 그 어지간한 봉급생활자의 한달 월급 액이 아닌가.
이런 술값엔 그밖에도 으레 「테이블·차지」나 봉사료를 포함시켰다는 명목을 붙여 시중가격의 2배에서 심하게는 7배 정도까지 바가지를 씌웠으나 여기에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팁」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봉사료도 고급음식점이 최고 3천원, 요정이 최고 5천원으로 고시 표를 붙여 놓고 있으나 그대로 줬다간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심지어 욕조차 먹는 수가 있는 형편이니 술값과 「팁」에 따르는 승강이로 기분 잡치기 일쑤라고 한다.
또 「비프스테이크」가 4천5백원, 「코피」한잔에 4백원이니 둘이서만 먹어도 1만원이 남아가 버리니 쇠고기를 먹어도 잘 살로 가질 않을 것이다.
요정이나 고급 유흥업소의 술값·음식값이 이토록 비싼 것도 문제지만 대중음식값의 폭등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서민들의 경우 이제 여간해서는 가족끼리 불고기 집에서 안심하고 영양보충조차 하기 어렵게 돼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가 상승률만큼 봉급이 오르지 않아 모처럼의 가족끼리「파티」때도 얄팍한 주머니사정을 생각하다 보면 음식 맛도 잘 모르고 소화도 잘 안 된다고 하는 불평도 왕왕 들을 수 있다.
술값과 음식값, 그 중에서도 대중음식값이 싸야만 서민들의 생계가 안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들 대중소비품목은 가능한 한 세율을 올리지 않도록 하여 음식값 인상을 되도록 막아야 하고 또 터무니없이 비싸게 받는 바가지 요금은 행정력을 동원,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관계법규의 세부지침이 없어 단속 못한다고 하나 물가안정법과 부당이득 세를 적용, 중과세 하는 등 얼마든지 단속하는 길이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관광·요식업자들도 약삭빠른 상혼만을 발휘하기보다 고객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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