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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더불어 살겠다|제 10회 과학상 수상 전무식 박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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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가에서 이렇게 큰상을 주었다는데 대해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섭니다. 이 순간을 저 자신의 도약의 계기로 삼고 더욱 노력할 따름입니다.
21일 상오 KIST에서 열린 과학의 날 기념식에서 영예의 제 10회 대한민국 과학기술상 과학상(대통령상)을 수상한 전무식 박사(45·한국과학원 교수)의 첫 소감이다.
세계적인 화학자인「아이링」박사의 수제자인 전 박사는「물 박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액체화학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물리화학자. 물의 구조와 성질에 관한 논문만도 92편에 달한다. 물에는 보통의 물 외에도 분자가 질서정연한 표면의 물, 결정수에 가까운 물 등 성질이 다른 3가지 종류의 물이 있다는 그의 이론은 인공심장 등 인공장기와 용질분리에 쓰이는 반투막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 국내 대학교재로 많이 쓰이는「무어」의『물리화학』「텍스트·북」에도 전 박사의 이론은 여러 번 인용되어 있다.
『귀국 전인 5년전까지는 주로 순수한 물에 대해 연구했고 그후 지금까지는 생명체나 고분자 속의 물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전 박사는 이제는 물과 생명에 관한 연구와 동시에 무진장한 물로부터 고분자물질을 만드는 연구에도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험사실에 인간의 직감을 조화시켜 과학적인「모델」을 구상한 후「컴퓨터」로써 여러 현상을 설명하는 이른바「모델」학파인 전 박사는 많은 논문 외에도 처녀작『액체구조』등 공저를 포함해 6권의 영문저서가 있으며 올 여름에는 그의 새로운 이론을 담은『액체의 모형』이 미국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상금 2백만원은 모자라는 연구비에 보태 쓸 예정이라는 전 박사는 서울대 문리대를 거쳐 미국「유타」대에서 박사학위(66년)를 받았으며 현재「유타」대의 대우교수와『생체공학』지의 유일한「아시아」지역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경남 밀양 산으로「잉꼬」부부로 통하는 부인 배숙원 여사(42) 사이에 3남을 두고있으며 취미라곤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라고.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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