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살구나무를 심자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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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살구나무가 새 유실수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살구나무는 수익성이 높은 경제 과수이면서 화창하고 순수하며 서민적인 꽃이 되는 관상 수 구실을 겸하고 있다.
살구나무는 중국 및 몽고인들에게는 한약재로, 「멕시코」에서는 항암제로 각각 이용되고 있고 나무가 단단하고 트지 않으며 거기에 광택까지 좋아 목재로서의 가치도 일품.
이를테면 1석 4조의 다목적 수종이라 할 수 있다.

<1석 4조 새 유실수>
이 때문에 살구나무는 한국 일본 등 동양뿐만 아니라 서독 영국 「프랑스」「스위스」「오스트리아」「벨기에」「네덜란드」 미국 등 구미 제국에서도 널리 재배되고 있다.
세계 살구 생산량은 연간 약 1백20만t.
그러나 통조림·잼·「넥타」용 가공 기술과 저장 기술 개발에 따른 신규 수요 증가로 공급이 크게 달리고 있으며 따라서 서독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연간 14만∼15만t씩 살구를 수입하고 있다.
일본의 살구 수입량은 연간 약 2천t에 이르고 있으며 국내 생산량이 매년 감소 추세에 있어 앞으로 수입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과수 가운데 살구처럼 수출 시장이 넓은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기, 재래종의 3배>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신품종 살구나무가 개발되고 가공 및 저장 기술도 검차 개선되고 있어 살구나무 조림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신품종은 3년이면 결실 (재래종은 8년) 되는데다 과실의 크기는 재래종이 25g 밖에 안는데 비해 70g 내외로 거의 3배나 크고 단맛도 재래종의 6·8% (당도)에 비해 10·1%를 기록, 개살구의 흠을 완전히 없애고 있다.
결실 수령이 빠르고 품질이 우수한데다 단위당 생산성까지 높아 살구나무의 수익성은 다른 어떤 유실수보다 높다. 농촌 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신품종 살구나무의 순수익은 (내년 현재) 연평균 단보 당 24만5천원 (생산량 1천5백㎏, 단가 ㎏당 2백원 기준) .

<쌀 농사의 5배 수익>
재래종의 11만원에 비해 배 이상, 그리고 쌀농사에 비해서는 5배나 수익성이 높다.
또 밤·호두 등 다른 유실수에 비해서도 2∼4배나 수익성이 높은데 밤은 평당 순수익이 2백25원, 호두 4백98원, 은행은 8백32원, 살구는 8백17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살구나무의 수익성이 이처럼 높은 또 하나의 이유는 생산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농수산부 조사에 따르면 살구의 수익율은 72%를 기록, 사과·배의 50%, 포도의 44%, 복숭아의 56%에 비해 월등히 높다. 살구는 판매 면에서도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살구가 출하되는 시기는 대체로 6월 중순∼7월 중순.

<판매 시장 독점 가능>
판매에 경합되는 과실이 아직은 없어 과실 시장을 독점 할 수밖에 없다.
살구나무는 적지가 따로 없다.
경사가 심한 산지는 물론 집 주변의 공터·밭 기슭 등 아무데나 심을 수 있다.
특히 정원수로 이용한다면 향기롭고 벚꽃보다 훨씬 아름다운 꽃이 1주일이나 앞서 피고 또 꽃이 지고 나면 어느새 「비타민」A·당분·철분 등을 듬뿍 함유한 살구가 달려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내에 보급되고 있는 신품종으로는 평화·신사대실·산형 3호·소화 등 일본산 개량종과 농촌진흥청이 선발한 「G-15」「월드·피치」「라일랜드」 등이 있다.
묘목 값은 접목 1년생이 그루 당 70원, 2년생은 1백원. <특별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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