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란 무엇인가|이윤동기와 사회적 책임<13>|기업의 기능 <스웨덴의 경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스웨덴」이라면 사회복지 제도가 가장 앞선 나라로서 지상의 천국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지상천국으로부터의 탈출이 늘어나고 있다. 무거운 세금 때문에 못 살겠다는 것이다. 얼마전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 영화감독 「잉게마르·베리만」이 미국으로 떠났다. -세금에 더 못 견디겠다는 말을 남기고-.

<법인세만도 55%>
「스웨덴」의 사민당도 근년에 들어선 대기업 육성책을 적극적으로 폈다. 사민당이 대기업 육성책을 쓴다는 자체가 역설적일지 모르나 내용을 알고 보면 그렇게 안할수 없는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
사민당은 지난40여년간·장기집권을 했다. 처음 사민당은 기업육성 보다 복지확대에 더 신경을 썼다.
기업은 자연히 의욕을 잃게 되고 자본축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확대는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한다.
각종 연금·보험·수당에 사회복지 시설비 등을 모두 합친「스웨덴」의 사회보장비는 총 세출규모의 50%가까이 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엔 살인 적으로 높은 세금이 부과되었다.
법인세만 해도 이익의 55%나 되고 지불임금의 4%를 고용자세로 납부해야 한다. 또 기업이피고용자의 해고를 함부로 할 수 없고 높은 시간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공해규제 등도 매우 엄하다. 이러한 여건에서 기업은 기업의욕을 잃어 재투자를 꺼렸다. 기업활동이 활발하지 않으니 자연 세금을 크게 증수할 수가 없고 그 부족분을 개인으로부터 거둬야 하기 때문에 그토록 무거운 세금이 된 것이다.

<고용세까지 부과>
사민당은 60연대부터 기업육성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었다. 높은 사회복지를 이룩하려면 그 재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건전하고 튼튼한 기업이 많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발상에서다.
국제 경쟁력의 강화야말로 고복사의 기초라는 생각아래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에 의해 대기업을 많이 키웠다.
설비투자에 대한 세금지원· 특별 감가상각 등등에 의해 산업집중화를 촉진했다. 이렇게 해서 사민당 정권아래서 대기업의 집중육성이라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급속한 산업 집중화는 중소기업의 상대적인 퇴조를 가져왔다.
정부의 대기업육성책·높은 세금·중소기업의 부진, 또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과 경직된 관료체제 등이「스웨덴」의 정권교체를 가져왔다.

<중세로 선거패배>
지난 44년간 정권을 유지해온 사민당은 작년 말 총선에서 보수 연합 세력에 패배한 것이다. 「스웨덴」기업인들은 사민당이 복지국가의 기초를 다지는데 많은 기여를 했으나「오일·쇼크」후의 새로운 경제환경의 적응에 탄력성을 잃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한다. 「스웨덴」보수정권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많은 시련을 겪고 있다. 기업의욕의 침체가 가장 문제고 노동자들도 비싼 세금과 거의 완전한 사회보장 때문에 근로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기업과 근로자가 다같이 의욕을 잃고선 복지사회의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앞으로 새 보수정권이 어떤 정책을 취할지 세계의 주목을 끌고있다.<특별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