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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의 매혹적인 조화|미 「매스컴」 동랑 극단 공연 격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달 13일, 60일 예정으로 미국·프랑스·네덜란드 등 세계 순회 연극 공연길에 오른 동랑 「레퍼터리」극단의 『하멸 태자』와 『태』의 미국 공연이 현지 「매스컴」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동랑 「레퍼터리」 극단의 「댈라스」·「미네아폴리스」·「뉴욕」등 공연을 감상한 미국의 「댈라스·모닝·뉴스」지, 「뉴욕·타임스」지, 「뉴욕·포스트」지등 유력 일간지들은 사진과 함께 장문의 소개 기사를 싣고 이번 공연이 『「동양」과 「서양」의 매혹적인 조화였다』고 극찬했다.
한편 지난 5일 「라·마마」 극장에서 열린 「뉴욕」 공연 중에는 장내를 꽉 메운 4백여 관객들의 박수 갈채로 6차례나 공연이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고, 공연이 모두 끝났을 때는 관객 전원이 기립해 열광적으로 발을 구르며 환호성을 질러 20여 차례나 「커튼·콜」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연출가 안민수씨는 전해왔다.
「댈라스·디어터·센터」에서의공연 평을 실은 15일자 「댈라스·모닝·뉴스」지는 『「하멸 태자」의 공연이 살인과 음모와 복수를 주제로 한 원작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했다』고 평하고 『일본의 「가부끼」「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한국 고유의 「스타일」로 원작의 향기를 손상하지 않고 압축한 걸작』이라고 격찬했다.
이 신문은 또 『극이 전개될수록 연기와 음악이 뛰어난 조화를 이뤄나갔으며 언어의 장벽은 거의 느낄수 없었다』고 평하고 『연출가 안민수씨는 마치 꽃꽂이를 하듯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생략, 원작이 지니고 있는 깊은 정서적 우주성을 똑바로 표현해 냈다』고 했다. 「라·마마」극장에서 열린 「뉴욕」 공연을 동랑 「레퍼터리」 극단의 역사 및 특징과 함께 소개한 25일자 「뉴욕·타임스」지는 『시공의 동양적 개념을 사용해 원작을 한국의 민속적 요소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하고 『피리 가락과 나팔 소리, 율동과 「팬터마임」 이 그 요소』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지는 또 「라·마마」 극장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엘렌·스튜어트」의 평을 인용보도하면서 『이 작품은 색과 율동의 만화경이며 조명이 서양과는 다른 정교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고 하고 『색과 배우들의 동작이 매우 색다른 조화를 보였으며 의상이 무척 호화로왔다』고 평했다.
29일자 「뉴욕·포스트」지도 장문의 해설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하멸 태자』의 이번 공연으로 『동양의 동양, 서양은 서양』이라고 한 「루드야드·키플링」의 말은 이제 효력이 없어긴 셈이라고 극찬했다.
공연의 여러 특징을 자세히 소개한 이 신문은 『원작의 줄글거리를 과감히 생략한 안민수씨의 연출은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원작이 지닌 힘과 우주적 공감을 느끼게 했다』고 강조하고 『한국의 궁정 무용·고유의 동작·음악 등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인상적인 시청각적 감명을 주었다』고 평했다.
왕과 왕비의 열정적 움직임, 「하멸 태자」의 강엄한 독백, 살인극이 벌어진 이후의 소란한 장면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한 이 신문은 각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칭찬하면서 특히 「오필녀」로 분한 이애주씨의 아름다운 동작과 나부끼는 듯한 의상의 찬란함은 영원히 이 연극을 관람한 사람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랑 「레퍼터리」극단의 이번 공연을 감상한 「댈라스·디어터·센터」극장장 「폴·베이커」씨, 「미니애폴리스」시의 「워커·아트·센터」 「디렉터」인 「나이젤·레던」씨 및 「라·마마」 극장 대표 「엘렌·스튜어트」씨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매년 동 극단을 초청할 것을 약속했다.
정해진 「스케줄」 때문에 6∼7개 도시로부터의 잇따른 공연 초청도 사양한 동극단은 오는 4월3일까지 「뉴욕」 공연을 끝내고 5일에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 출발, 5주간에 걸쳐 「네덜란드」 전역 순회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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