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90여점 전시…한국고지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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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립중앙도서관은 오는 4윌1일부터 6월30일까지 3개월간 한국의 고지도 전시회를 열고 1백30여종의 소장 고지도중 정선된 90여종을 일반에게 공개한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은 고지도를 갖고 있는 국립도서관이 그 소장품을 일괄해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시회에는 남양인의 『곤여전도』를 비롯한 천하도 7종, 『서북피아량계만리일감지도』 등 관방지도(옛 군사지도) 8종,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등 우리 나라 전역을 실은 전도 36종, 이밖에 도별 지도와 지역분도 및 성곽도 등이 골고루 공개돼 우리 나라의 지도 발달사와 그 우수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이 전시회는 지난 71년10월 서울대에서 마련했던 고지도전이래 6년만에 열리는 대규모의 고지도 전시회라는데에 그 의의가 크다.
우리 나라는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전부터 우리의 독자적인 지식에 의해 고지도가 제작됐지만 이에 관한 연구가 아주 부진하다. 그것은 학문적으로 미개척 분야인데다가 실물을 얻어보기 어렵기 때문. 우리 나라에는 고려시대 풍수지리설이 유행되면서부터 천문·지리에 대한 연구가 고도로 발달돼 여러 지도가 제작됐다.
그러나 선인들의 육필에 의해 그려져 전래되고 있는 고지도들은 거의 다 인멸되고 몇 점 안되는 고지도들이 각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개인박물관 등에 수장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고지도 가운데 이익의 수척본인 『여지도』 등 눈길을 끄는 희귀본이 상당량 공개돼 주목된다.
아름답게 채색된 여지도는 우리 나라에서 중국북경에 이르기까지의 주변지도가 6권으로 자세히 그려져 있다. 서북강계도는 이조 효종 당시 북벌에 대비하여 북경지방을 상세히 그린 국방지도다.
이밖에 숙종 때 지도제작에 크게 공헌한 정상령의 자필화본인 『동국지도』와 백리척의 축지법을 활용해 제작된 『팔도지도』, 이조후기의 대표적 화가 단원 김홍도가 그린 『동국지강』 등이 전시된다.
한편 국립중앙 도서관은 출품지도 자료를 해설한 전시목록(비매품·국판·80「페이지」)을 5백부 발간해 각 공공 도서관과 대학 도서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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