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전때 원폭 사용 6차례 검토|한국전쟁관계 외교문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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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미국무성은 27일 「1950년 미국의 대외관계(제7권)-한국」이라는 한국전쟁당시의 미국의 외교에 관한 비밀자료를 공개했다. <내용 3면에>
1천6백75「페이지」에 달하는 이 방대한 문서에서 미국은 전쟁당시 6차례에 걸쳐 한국에서 핵무기사용을 검토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있으며 전쟁도발책임은 『소련주범, 북괴종범』으로 못박고 중공군의 개입은 중소합작으로 규정했다.
「무초」주한미국대사가 본국정부에 보낸 보고서에 의하면 이승만 대통령의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수도를 대전으로 철수키로 결정했고 한국정부는 미국의 무기원조에 실망, 박흥식씨(화신산업)등을 통해 1천만 「달러」 상당의 무기구입을 시도했었다고 기록하고있다.
한국전쟁의 내막을 광범하게 다룬 이 문서에는 그밖에도 ▲공산측의 대만동시침공을 우려한「트루먼」대통령이 대만의 일본 귀속안을 검토하도록 명령했고▲「맥아더」장군은 개전 후에도 북괴의 전면공세를 믿지 않았으며 ▲미국의 군사행동에 일본천황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 비밀친서를 보냈고 ▲「웨이크」도에서의 「트루먼」·「맥아더」회담에서 대 일 단독강화의 가능성이 논의되었다는 등 매우 흥미 깊은 수많은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
미국의 원폭사용검토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50년11월4일(「미츠」국무성기획국장 「메모」)=국방성 원자력담당관 「로퍼」준장을 소환, 원폭사용가능성을 물었으나 「유엔」의 사전승인을 받을 것을 권고하면서 시기적으로 부당하다고 반대했다.
②50년11월7일(「클럽」국무성 중국과장이「러스크」차관보에 보낸 「메모」)=만주에 대한 원폭사용·국부군의 한반도 투입, 화학전전개 등을 영국·「프랑스」등 주요 「유엔」참전국들과 협의했으나 반대에 부딪쳐 유산.
③50년11월8일(「에머슨」국무성 극동국장이 「러스크」에게 보낸 「메모」)=「유엔」참전국들의 반대가 강경하고 미국의 정치적 불이익 때문에 중공에 대한 핵 사용은 곤란.
④50년l2월1일(육군참모총장 「콜린즈」장군의 국방수뇌회의 연설)=원폭을 실제로 사용치 않고 사용을 위협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사용하면 소련이 개입하고 그럴 경우 전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⑤51년11월1일(「러스크」차관보에게 보낸 「클럽」과장의 「메모」)=압록강 수풍「댐」등 북괴의 발전소에 원폭을 투하하면 중공경제는 크게 혼란 될 것이다.
⑥51년12월19일(「러스크」차관의 「메모」)=3차 대전이 일어날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 핵무기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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