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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도 빨리 자립…불우 전우 도와야"|박 대통령, 향군간부들과 10분간 환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박정희 대통령은 25일 하오3시 청와대에서 이맹기 회장 등 재향군인회간부 35명을 접견, 「칵테일」을 베풀고 약40분간 환담했다.
다음은 대화내용.
▲박 대통령=모두들 건강해 뵈는군요. 이맹기제독은 군대에 있을 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아 다시 군에 소집해도 되겠군요.(웃음)
부대에 있는 향군회원은 몇 명이며 1년에 몇 번이나 모입니까?
▲신우준 미국동부지부부회장=3백58명인데 국군의 날 등에 「뉴요크」에서 집회를 갖습니다.
▲박 대통령=일본은 어떻습니까?
▲이봉남 일본지 회장=2백여명의 회원이 있으며 1년에 세번 정도 모임을 가집니다.
▲박대통령=국내에서 모이는 것보다 더 반갑겠군요.
▲이 회장=작년 8.15를 기해 일본안 5대 도시를 돌며 안보제도 활동을 벌인 결과 성과가 좋아 금년 6·25때도 요청에 따라 계도반을 보낼 계획입니다.
▲박 대통령=미주 지역은 그런 활동을 하기에 너무 넓어 개인부담이 많겠구먼요.
정부가 경제자립을 목표로 일하고있는 것과 같이 향군도 어서 어서 자립해야 합니다.
▲이 회장=저희들도 자립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경기도 지부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습니까?
▲조병봉 경기지부장=아직 완전한 자립 상태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회관도 마련하고 기금도 만들어 운영이 잘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작년에도 말했지만 국유지 등 노는 땅을 활용해서 나무를 심도록 하시오. 2, 3년 안에 당장 이익이 나는 것이 아니겠지만 10∼15년 후 우리가 늙고 은퇴한 후 후배들이 선배가 가꾼 나무로 자립을 하면 선배들에게 고마워할 것입니다. 특히 오동나무는 10년 이내에 돈이 될 것입니다. 산림청에서 새로 개발한 은수원 사시나무와 「이탈리아·포플러」등도 좋을 것입니다. (박형열 사무총장에게) 운영하고있는 고속「버스」는 잘되고 있습니까? 기업주는 운전사와 안내양들의 처우를 잘해주어야 합니다. 「버스」회사들의 안내양에 대한 처우가 나쁘다고 해서 사정특보로 하여금 알아보도록 한일이 있는데 주인들이 조금 더 성의를 갖고 잘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나이 어린 안내양들을 자기 친딸처럼 생각하고 애정으로 대하면 저절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향군도 재정적인 자립을 달성하고 전우들 중 불우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소외 안되도록 서로 도와야 합니다. 제대 때 연금을 탔으나 사회경험이 없어 「브로커」한테 속아 다 털린 아주 딱한 사람도 있더군요.
어지간한 것은 각 지부에서 해결해주고 지방에서 안 되는 것은 국방부가 해주는 등 모두가 힘을 합치면 안될게 없습니다.
▲이 회장=충남도의 경우 불우한 회원을 상조은행에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어제 충남을 순시했는데 도에서도 잘하고 도민들도 호응을 잘하고 있더군요. 극빈하다는 얘기를 듣는 제대군인이 없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문제는 관심을 갖느냐, 안 갖느냐에 있습니다. 모두가 잊지 않고 관심을 쏟아 온정을 베풀면 정신적으로도 위로를 받을 있지요.
요즘 향군에서는 안보문제나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서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나요?
▲이 회장=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습니다. 주한미군이 동북아 안정을 위해 있는 것인데 미국자체의 이익과 우리의 이익이 합쳐져서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박 대통령=지방에 돌아가면 향군동지들에게 안부를 전해주십시오.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박 대통령은 향군간부들과 악수를 나눈 후 박수 속에 대접견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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