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④ 자녀 대화법 책 8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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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분. 전국 초·중·고 학부모가 하루에 자녀와 대화하는 평균시간(2013년 서울대 학부모정책연구소 조사)이다. 조사 결과 공부를 잘할수록 대화 시간이 많았다. 부모와의 대화가 학업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대화를 많이 하면 좋지만 누구나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얼마나’보다 ‘어떻게’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자녀와의 대화는 쉽지 않다. 눈높이를 맞추기도 어렵지만 부모의 좋은 의도를 자녀가 잔소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는 더욱 어렵다. 이럴 때 책의 도움을 받아보면 어떨까.

① 하루 10분

자존감을 높이는 기적의 대화

(아델 페이버 외, 푸른육아, 1만3500원)

아이 성향과 연령대에 상관없이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와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가 읽기를 권한다. 따뜻한 대화하기, 문제 행동 대처하기, 체벌 없이 대화로 해결하기, 아이의 자기주도성 키우기, 칭찬하기, 아이의 성장 돕기 등 여섯 가지 주제별로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익힐 수 있다. 각 주제마다 자녀와 어떻게 대화하는 게 좋은지 질문을 던지고, 실제 예를 통해 답을 찾게 돕는다. 또 ‘당신이 열 살인데, 당신 부모가 이렇게 말하면 기분이 어떨까’처럼 부모가 아이 입장이 돼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주제별로 아이 행동에 따른 부모의 좋은 반응과 나쁜 반응을 만화로 엮었다. 아빠와 엄마 역할을 골고루 표현해 부모 모두 역할 연습을 하는 기회가 된다. 중간중간 숙제가 있어 실제 자녀 상황에 적용하며 기록할 수 있다. 1·2·3·5 챕터 끝에는 대화기술·공감·벌 등 부모가 궁금해 할 질문을 모아 정리했다.

② 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신의진, 걷는나무, 1만3000원)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추천한다.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소아정신과 교수고 현재는 국회의원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정신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행동의 원인과 그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는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두 번째 챕터 ‘문제는 99% 부모에게 있다’에서는 아이에게 절대적 영향을 주는 부모의 모습을 다소 충격적으로 묘사해 부모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또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부모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발달심리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엮은 ‘0세부터 사춘기 아이까지 연령별 대화법’은 아이 성장에 맞춰 자녀와 소통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준다.

③ 너도 모르는 네 맘, 나는 알지

(안태일, 토토북, 1만1000원)

초5~고2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겠다. 책 자체는 학생 대상이다. 부모에게 자녀와 어떻게 대화하는지 알려주기보다 아이들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청소년 멘토 역할을 하는 저자가 청소년이 사용하는 언어와 인터넷 게임 개념을 활용해 그들의 고민과 해결책을 쉽고 재밌게 풀어냈다. 청소년이 흔히 겪을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제시한 후, 원인을 설명하고 대처법을 알려준다. ‘~을 해야 한다’ ‘~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표현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이익’ ‘기회비용’과 같은 경제학적 용어로 설명해, 청소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저자가 성장하면서 겪은 일은 토대로 설명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학생보다 남학생을 위주로 한 내용이 많다는 거다. 또 문제 상황의 해결방법으로 일기 쓰기, 열심히 공부하기 등 청소년이 하기 싫어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도 아쉽다.

④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

(이윤정, 한겨레에듀, 1만5000원)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가 읽으면 좋은 책이다. 비폭력대화(NVC)를 기본으로 부모와 아이 사이의 의사소통 방법을 소개한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실제 부모와 아이의 갈등 상황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각 장마다 엄마의 일기, 아이의 일기, NVC 생각, NVC 연습 등으로 구성해 비폭력대화를 주제별로 이해하고 직접 경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하지만 비폭력대화라는 틀을 기준으로만 내용을 구성해 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낯설게 느낄 수 있다.

⑤ 사춘기 쇼크

(이창욱, 맛있는책, 1만3500원)

초4~고3 자녀를 둔 학부모, 그중에서도 자녀가 사춘기를 앞뒀을 때 읽으면 좋다. 청소년 상담사인 저자가 사춘기 청소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와 실제 사례를 통해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대화하는 방법, 청소년의 고민 등으로 구성했다. 자살 같은 극단적 사례도 등장해 자녀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을 때도 도움이 된다. 7장 ‘사춘기 아이들의 고백 그리고 공감’에서는 상황·분석·솔루션의 3단계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부모가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보고 한 가지 해결 방법만을 제시한 건 아쉽다.

⑥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정윤경 외, 담소, 1만3800원)

4~18세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권한다.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오십 가지와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칠십 가지를 사례별로 담았다. 특히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은 부모가 읽으면서 가슴 뜨끔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각 문장 별로 대화상황을 제시하고, 그 말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쉽게 풀었다. 하지만 언어적 표현 자체에 집중하고 있어, 표정이나 몸짓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게 단점이다.

그 외

⑦ 상처 주는 것도 습관이다

(이임숙, 카시오페아, 1만6000원)

미취학부터 초등학교 자녀를 둔 엄마가 보면 도움이 된다. 자녀를 키우면서 상담전문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부모가 습관적으로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공격적인 아이, 떼쓰는 아이 등 자녀 성향에 따라 도움 받을 수 있는 10주 심리 치료 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다. 사진치료·독서치료·행동억제력 키우기 등 자세한 방법이 나와 있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⑧ 아이가 ‘왜?’ 라고 물을 때

(장병혜, 중앙북스, 3만2000원)

5세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읽으면 좋은 책이다. 자아, 가족, 학교, 사회, 자연과 과학 등으로 주제를 나눈 뒤 아이가 성장하면서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 220억개를 선정했다. 아이들이 ‘왜?’라고 물을 때 어떻게 대답하고 대화를 이끌어 나가면 좋을 지 해답을 제시한다.

집필=서울행복교육지원본부 사회복지사 정홍태, 도서 선정 및 제공=예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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