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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30대 여성에 많은 갑상선기능 항진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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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눈이 튀어나오고 목의 갑상선이 비대해지며 가슴이 몹시 두근거리는 병이 있다. 이른바 갑상선기능 항진증(일명 「바세도」씨병) .
과거에는 「요드」섭취가 비정상인 어느 특정지역의 주민들에게만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영양상태가 아주 좋은 도시의 20∼30대 여성들에게 특히 빈발해서 의료계의 새로운 숙제로 등장하고있다.
고창순 박사(서울대의대교수·내과학)는 갑상선기능 항진증의 병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현 단계에서 여성환자 증가현상의 원인을 규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단지 임상경험으로 보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발병에 굉장히 중요한 방아쇠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된다는 것이다.
시집살이에 불만이 많은 부인, 남편과의 불화로 고민하는 부인, 여러 가지 문제에 갈등이 심한 부인들에게 갑상선기능 항진증이 많은 것은 병인으로서 정신적인 「스트레스」설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고 박사는 설명한다.
30대 안팎의 부인들이 특히 출산 후에 이 병을 앓게 되는 것도 「스트레스」설의 근거가 된다.
그래서 갑상선기능 항진증의 가장 두드러지는 증상은 신경질이다.
「스트레스」설 외에 「요드」의 과잉섭취, 여성「호르몬」의 관여, 유전, TSH (갑상선자극「호르몬」)과잉, 자동면역 등 설은 많으나 어느 것 하나 결정적인 병인이 못되고 있다.
고 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갑상선기능 항진증은 압도적으로 여성에게 많다 (남자의 8배).
갑상선은 목 앞쪽에 붙어 있어 체내 각 조직의 신진대사 과정의 감화작용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병적으로 갑상선의 기능이 늘어나면 필요이상으로 신진대사가 촉진되기 때문에 몸이 덥고 땀이 많이 나며 심장의 박동이 급격히 늘어나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주체하기 어려울 만큼 식욕이 좋아 잘 먹는데도 체중이 자꾸 줄어든다. 눈이 약간 튀어나오면서 이상스럽게 반짝인다.
피로하기 쉽고 잠을 잘 못 잔다. 손이 떨리기도 한다. 갑상선기능 항진증에 걸리면 이렇게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다. 그러나 유난히 신경질적으로 되기 때문에 자칫 「노이로제」로 오진하기 쉽다고 고 박사는 말한다.
요즘은 갖가지 진단법이 개발되어 갑상선기능 항진증의 정확한 진단이 어렵지 않다.
치료도 비교적 잘 된다. 과거에는 병적으로 항진된 갑상선부위를 수술로 때내 버렸으나 요즘에는 여성들의 미용상으로도 동위원소요법이나 항 갑상선제의 복용이 바람직하다는 고 박사의 말이다.
다만 약물치료를 할 때는 재발을 막기 위해 2∼3년 동안 꾸준히 항 갑상선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고 박사는 강조한다.
동시에 「스트레스」를 피하는 생활, 예컨대 적당한 「스포츠」나 취미 생활을 즐기고 식사는 고「칼로리」·고단백·고「비타민」식을 지키도록 한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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