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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사고, 해인사 성안스님 입적 "목판과 함께 태워달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88고속도로 사고’.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 성안 스님(47·법랍 21세)이 88고속도로에서 빗길 교통사고로 입적했다. 입적은 죽음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27일 ‘88고속도로 사고’는 덤프트럭과 승용차가 충돌하며 발생했다.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 성안스님이 입적했다. 또 함께 타고있던 김헌범(49) 창원지법 거창지원장이 현장에서 숨졌다. 승용차 운전자인 김모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빗길에 미끄러지며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90도가량 회전한 상태로 서있던 승용차를 뒤에서 오던 덤프트럭이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성안 스님은 1967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1993년 해인사에서 원명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행자 시절 장경판전을 지키던 관후 스님 방을 청소하면서 대장경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0년 7월 해인사 대장경 보존국장으로 부임했다.

성안스님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장경판전을 드나들며 팔만대장경을 살필 수 있는 유일한 담당자다. 성안스님은 매년 TV 다큐멘터리,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등을 통해 대장경의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는데 힘썼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연구원들은 “스님이 나중에 내가 죽으면 목판을 하나 사서 같이 태워달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성안스님 영결식과 다비식은 다음달 1일 해인사 연화대에서 엄수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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