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생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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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의 어느 신문에서 지난해의 국내 대「뉴스」를 뽑았다.
그런데 그 중에는「웨스트포인트」의 대량「커닝」사건을 든 독자가 상당히 있었다.
작년 봄, 4백52명의「웨스트포인트」사관생도들이 전자공학 과목의 시험을 치르면서 부정을 저질렀다 하여 무더기 퇴교처분을 당한 사건이다. 이런 게「빅·뉴스」거리가 된 것은 「웨스트포인트」가 그만큼 대단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조사한 6인 위원회는 육군장관에게 제출한 보고서 속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첨부했다. 『1백74년의 영광을 지닌 본 사관학교를 제 2의「포트베닝」(주=「조지아」주에 있는 보병 간부양성학교)으로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웨스트포인트」보다 더「엘리트」의식이 철저한 곳은「웨스트포인트」의 본이 된 「프랑스」의「에콜·폴리테크닉」이다.
「나폴레옹」이「프랑스」의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여 세운 이 학교는 1차 대전 때까지는 기술 사관학교와 같았다. 그리고 1차대전 당시의 장군들은「조프르」「푸쉬」원 사를 위시하여 거의 모두가 이곳 출신이었다. 오늘날도「폴리테크닉」은 국방성의 직할 교로. 교장도 현역 장군이며, 교육은 완전히 군대식이다.
3백 명의 신입생은 3연간 철저한 이공중심의「엘리트」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육군부대의 파견되어 병사교육 3주간, 하사관 교육 4개월, 장교교육 8개월을 받고, 이때의 성적이 졸업성적에 가산된다.
물론, 졸업생이 다 군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스카르-데스텡」대통령도 이곳 졸업생이다. 「폴리테크닉」의 졸업생은 별명이『×「마피아」』다. 그만큼「프랑스」사회의 각계를 휘어잡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상대의 지위가 높아도 동창끼리는 언제나 서로「나의 친애하는 벗」이라고 부를 만큼 단결력도 대단하다.
물론「프랑스」에도 ESMIA라는 정상적인 사관 양성학교가 따로 있다. 그러나 장군에의 길은「폴리테크닉」 졸업생 쪽이 더 빠르다.
「엘리트」의식이 강하기로는 영국의「샌더스트」에 있는 육군 사관학교도 마찬가지다. 「영도하기 위하여 봉사한다」는 동 교의「모토」부터가 이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이렇게 영·미·불에서는「엘리트」장교가 되는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스페인」「이탈리아」서독 등에서는 하사관들도 사관학교를 거쳐 얼마든지 장성이 될 수 있다. 이곳 사관학교들이「엘리트」의식이 그다지 강하지 못한 것은 이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사관학교도「웨스트포인트」를 본떠 철저한 「엘리트」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나, 대통령영식 지만 군도 올 봄부터 이곳 생도가 된다. 우리나라 사관생도들의 기개를 높여 주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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