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 통해 갱생하는 불 죄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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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교도소의 죄수들에게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바람직한 사업이겠는데 「프랑스」의 죄수 교육은 크게 성공한 예에 속할 것이다. 1백45개 교도소에 10여만명의 죄수들 중 82%가 국민학교 교육밖에 못 받았고 9%가량이 문맹자로 나타나 선진국 죄수의 수준도 형편없다.
금년도 「프랑스」의 죄수 1천8백56명이 각종 학위를 땄다. 1천3백20명이 국민학교 졸업장을 받았고 1백48명이 직업교육 자격증을 획득했고 1백90명은 중학교 졸업장을 얻었다. 특히 25명은 고등학교생들의 지란의 관문인 대학 입학 자격시험(바카로레아)에 합격, 감옥 교육의 성공을 증명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교육 대상자 중 82%의 합격율을 보여 죄수들의 학업열이 일반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실이다. 『죄수 학생들은 학업에 굉장한 적응력을 보였다. 출발은 감방에서 어떻게 하면 나갈 수 있느냐는 데서 비롯된다. 공부에 전력을 기울임으로써 죄수들은 모두가 학교 속에서 생활한다는 꿈을 키웠고 산보와 「스포트」를 통해 죄인이라는 수치심을 극복시켰다』고 죄수들을 교육한 한 교사의 말이다.
62년도에 처음 28개 교도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옥 교육은 오늘날 총 5백43학급으로 늘어나 전 교도소에 확대되었다. 67년에 4개 죄수 교육 「센터」를 설치한 불 법무성은 현재 3백96명의 교사 및 대학 교수들로 하여금 교육을 전담시키고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교육은 국가보다도 교육 독지가로 구성된 사설 기관에서 하고 있다. 통신교육협회라는 이 사설 단체는 문자 그대로 감옥과 외부 세계를 죄수들에게 연결시켜 주 고 있다. 감방 속에서는 외부의 자유로운 공기가 무엇보다도 그립다는데서 착안된 민간단체인 것이다. 금년에 시험에 합격한 죄수들은 대부분이 통신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감옥 교육은 「지스카르」대통령이 직접 권장한 바가 있었다.
74년 여름, 죄수들이 인간적 처우를 외치며 폭동을 일으켰을 때 폭동 주동자를 감옥 속에서 직접 만난 「지스카르」는 감옥 속에 상업 교육의 「붐」을 일으키라고 법무성에 지시했던 것.
석방 이후 재범을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사 길을 터주는 것이 좋다는 「지스카르」의 「아이디어」. 사회에 나가서도 자립해 살수 있다는 희망과 감옥살이가 헛된 것이 아니라 교육 기간이 됐다는 자부심으로 인해 죄수들의 교도소 생활이 개선됐다는 법무성의 평가다. 『감방 속에서 혼자 공부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용기가 필요하다. 이 용기는 바로 사회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이다.
『죄가 밉지 그 인간은 미울 수 없다』는 말에 기초를 둔 「프랑스」의 죄수 교육은 그만큼 행형 제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교육계에서도 이구동성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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