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인상설로 불안한 세계 경기|미「뉴스위크」지·경기 예측 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내년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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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 공업국들의 경기 회복 속도가 다시금 강화되면서 앞으로의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구나 산유국들이 원유 값을 내년 초부터 인상하겠다고 들고일어나 겨우 회복 궤도에 들어선 세계 경제는 더욱 불안을 느끼고 있다. 다음은 미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펜실베니아」 대학 경기 예측 연구소 (WEFA)와 공동으로 조사·발표한 내년도 세계 경기 전망을 요약한 것이다. 「뉴스위크」지는 1년에 네번, 분기마다 세계 경기 전망을 특집 기사로 다루고 있다. <편집자 주>
6개월 전 세계 경제의 회복 성장을 점쳤던 낙관은 점차 신중론 내지 비관론으로 바뀌고 있다.
상황이 반년 전 예측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 경기의 회복이 유산됐다고 말할 만큼 비관적인 것은 아니나 세계 경제의 평균 성장율은 1% 이상 떨어지고 있고 특히 미국의 연 평균 성장율은 무려 3∼4% 떨어진 지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각국의 경기 둔화 현상이 동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태풍의 눈」은 다름 아닌 석유 값의 인상폭과 「카터」 미 새 행정부의 경기 회복책이다.
원유 값을 10% 인상할 경우 공업국들은 평균 0·5%의 성장율 저하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번에는 73∼74년의 유가인상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비산유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영향은 더 심각하다.
무역 역조의 확대와 국제 수지 악화로 대외 채무의 상환 문제가 위협받게 될 것이고 그 반면 선진 공업국들은 더욱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 공업국 중에는 프랑스·미국·이탈리아가 내년 중 저 성장의 어려움을 겪는 반면 일본·서독·베넬룩스·스칸디나비아 제국은 무역 수지에 힘입어 견조세- 물론 성장률이 저하되겠지만-를 유지할 것이다.
미국은 「카터」 행정부가 들어서면 세금 감면과 재정 지출 확대로 경기 자극책을 쓸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공업국별로 내년도 경기 전망을 요약하면-.
◇미국=지난여름의 경기 정체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장기화, 겨울까지 지속될 징조를 보이고 있다.
경제 성장률은 경기 회복의 수준에 훨씬 미달하는 연 4% 선으로 떨어졌고 산업 시설 이용률은 88%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실업률 7·9%로 기어올라 갔다.
각종 지표를 종합해 볼 때 내년도 순 국내 생산은 5% 증가하고 「인플레」율은 5∼6%를 나타낼 것이다.
78, 79년의 경제 성장률은 더욱 둔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카터」 대통령 당선자가 집권 후 채택할 경기 자극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일본=산업 생산은 지난 8월 2「포인트」 떨어졌고 9월에도 추락했다.
일본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경기 회복을 전적으로 무역 흑자만 바라보는 해외 수요에 의존하는 정책을 쓰고 있는데 이러한 근린 궁핍화 방식은 세계 경제 대국이 된 오늘날에 있어선 계속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의 「엥」 평가 문제가 그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내년 중 순 국내 생산은 7∼8% 증가율을 나타내는 반면 「인플레」율은 6∼7%선에서 안정되고 무역 수지는 약 60억「달러」 흑자 (미국은 약 60억「달러」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독=내년 중 실질 경제 성장률은 4·5%를 나타낼 것 같다.
무역 수지도 계속 호조를 견지, 올해에 이어 내년 중 1백20억∼1백30억「달러」의 흑자를 보일 전망.
그러나 생산시설 가동율이 81%에 불과한 점, 철강 생산고가 74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 등 불안한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서독 경제의 장래는 해외 수요에 달려 있으며 따라서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수입 제한 정책을 쓰면 현재의 수출 「붐」은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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