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 연 일 자민당 분열 선거|2주 앞두고 가열…총선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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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록히드」 사건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미를 띤 12월5일의 선거일을 앞두고 일본의 총 선거전은 차차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의 몇가지 특기 할만한 측면들을 간추려보면…. 【동경=김경철 특파원】
선거전이 중반전에 들어서자 각 정당의 비장한 득표 전술이 차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집권 자민당은 경제 문제·사회 복지 문제 등에 관해 백서·77년도 경제 계획 등을 계속 발표, 청사진 공세를 취하는가 하면 사회당은 종래의 기본 노선을 이탈, 새로운 보혁 연합 정부론을 들고 나왔다.
「나리다」 (성전) 사회당 위원장은 자민당이 「미끼」·반「미끼」진영으로 갈려 선거 후에 분열되는 경우를 가정해 어느 한쪽과 손을 잡으려는 의도에서 총선 후 보혁 연합 정부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사회당의 이 같은 제의는 자민당을 제외한 모든 혁신 세력으로 뭉치자는 종래의 혁신 연합 정부론을 크게 수정한 것.
자민당은 물론이고 공산당을 제외한 기타 야당에서도 이 같은 사회당의 제의가 비현실적이며 하나의 득표 전술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분열 선거를 치르고 있는 여당인 자민당의 「미끼」· 반 「미끼」 진영 후보들이 총선 후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관심거리이나 한 조사 결과 「후꾸다」 (복전) 전부수상을 지지할 입후보자들이 많은 것으로 집계되어 「미끼」 자민당 총재는 열띤 선거전 중에도 맥이 풀려있다는 것이다.
2백71석을 획득, 계속 집권하려는 것이 「미끼」 수상의 의도이나 「아사히」 신문이 자민당 공천 후보를 대상으로 여론을 조사한 결과 「후꾸다」 지지표가 월등히 많았던 것. 더구나 지금까지 「미끼」 지지 세력으로 「미끼」자파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미끼」 진영에 남아 있는 「나까소네」 (중증근) 파도 총선 후 정권 투쟁의 전망을 우려하여 적극적으로「미끼」를 당총재로 밀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미끼」·반 「미끼」 진영이 분열 선거를 치르고 있는 대표적인 선거구는 「아오모리」(청삼) 1구. 중의원 정원 4명에 보수·혁신 정당 합쳐 10명의 입후보가 난립하고 있으나 자민당은 각파에 1명씩 후보를 내세워 정원수보다 자민당 후보가 더 많아졌다. 현직 의원은 「미끼」파. 「다나까」 (전중)파에서 각 1명씩인데 「후꾸다」파는 물론 「오오히라」「나까소네」「후나다」파에서도 각 1명씩 후보가 나와 자민당 후보만도 모두 6명이 입후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은 「미끼」 (삼목) 수상, 「다나까」 (전중) 전 수상, 수상을 노리는 「후꾸다」 전 부총리에 쏠리고 있다.
자민당이 「미끼」·반「미끼」파로 나뉘어 「분열 선거」를 치르게 돼 「미끼」수상과 「후꾸다」씨가 유세에서 서로 견제하고 있고 「다나까」씨는 「록히드」 사건의 「주역」인데도 출마하고 있기 때문. 세 후보는 첫 유세 내용이 대조적이었다. 「미끼」 수상파 「후꾸다」 부수상은 「록히드」 사건 구명 상황을 놓고 정 반대되는 주장을 내걸고 있다. 「미끼」는 이 사건이 깨끗이 규명되었다며 이를 자신의 업적으로 선전하는데 반해 「후꾸다」씨는 『「록히드」 사건을 은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 제일성을 「미끼」 수상의 공격으로 돌렸다.
「미끼」·반「미끼」 진영간에 이 같은 엇비슷한 선거 유세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양 진영간의 격돌 지구는 18개구 정도이다.
한편 「다나까」씨는 「록히드」 사건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해묵은 전중 금맥 문제에 대한 변명을 한 뒤 산업 진흥 등 극히 폭이 작은 공약을 내세웠다.
「다나까」씨의 출마구 선거전을 흔히 「장강 전쟁」이라 부른다. 장강시가 신석 3구의 표밭인데 록히드 사건을 계기로 「다나까」씨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정원 5명에 자민당 3, 무소속 2, 사회당 2, 공명·민사·공산 각 1명 등 10명의 후보가 난립,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선거 때만 해도 「다나까」씨를 포함 자민당 3, 사회당 2, 공명·공산당 각 1명 등 7명 정도가 입후보했었다.
자민당은 「록히드」 사건의 여파 때문에 「수세 선거」, 공산당·공명당은 제2 야당 쟁탈전에서 「공세의 선거」를 치르고 있으나 사회당의 입장은 미묘. 현직 의원 공갈 수회 사건이 약점이 되어 사회당은 적극 공세가 어려운 실정이기도 하다.
부인 후보를 많이 내세워 의회 진출에 새로운 책략을 쓰는 공산당의 방침도 새로운 선거양상이다. 현직 여성 의원은 자민·사회·공산 각 2명, 무소속 1명 등 모두 7명 정도인데도 여성이 25명 (전회 선거 20명)이나 출마했고 이중 공산당 후보가 반수가 넘는 13명에 이르고 있다.
『「록히드」 선거』이기 때문에 「록히드」 사건 「주역」들의 당락이 또 다른 선거 초점이나 대부분 거의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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