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취업인구 너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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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흥접객업소 종사자가 초만원 상태다. 18일 본사조사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5대 도시의 유흥접객업소 총4만39개소에 32만5천 여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으며 이는 5대도시 전체취업인구 3백12만8천7백15명의 10.4%로 나타났다.
이들 도시의 유흥업소취업인구는 우리나라 전체어업인구(30만2천명·75년 기준)와 맞먹는 숫자이며 용역부문(교통·유흥업소 등) 종사자 전체의 77%나 되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별 취업인구(75년 기준·경제기획원조사)를 보면 농·임업종사자는 5백12만3천명으로 전체취업자의 43.3%로 가장 많고 제조업 2백20만5천명(18.6%) 건설업 51만1천명(4.3%) 어업 30만2천명(2.6%) 광업·채석업 6만명(0.5%) 등이다.
특히 유흥접객업소종사자의 3분의2에 이르는 25만 여명이 10∼30대의 여성들로 이들은 대부분 단신으로 가계를 꾸려나가는 것으로 밝혀져 때로는 사회적인 문제집단으로까지 대두하고있다.
지역별로는 인구 7백만명인 서울의 경우 모두 2만4천2백45개의 식품유흥접객업소에 21만 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여성취업자가 13만8천명으로 추계 됐다. 이 가운데 맥주「홀」·요정 등 일반유흥업소가 8백79개,「바」「댄스·홀」등 유흥전문업소가 87개로 이 두 가지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만도 5천 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대폿집 여 종업원은 2만5천명쯤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다방 여 종업원은 2만4천 여명, 비밀조직을 갖고 내외국인을 상대하는 위안부(윤락여성 제외)도 1천5백 여명으로 나타났다.
인구 2백50만명의 부산의 경우 7천6백48개의 유흥접객업소에 5만8천 여명의 종사자가 있으며 이 가운데 67.2%인 3만9천 여명이 여성취업자. 특히 관광「호텔」주변과 외국인 상대「텍서스」촌에는 3백 여명의 위안부가 있으며 남포동 등 환락가에만도 1천 여명의「호스티스」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밖에 인구 1백31만명의 대구에는 3만7천, 광주에는 1만3천, 대전에는 1만 여명의 유흥업종사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는 인구억제시책에 따라 식품유흥업소의 신규허가를 규제하고있으나 대부분의 업소들이 남자보다 여자종업원이 낫다고 인정, 손님 끌기 작전으로 남자를 여자로 바꾸고 있어 유흥업소의 수는 늘지 않아도 여자종업원의 숫자는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대구의 경우 74년에 유흥업소 남성취업자가 2만 여명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1만2천명 정도로 줄었고 대신 여자종업원은 1만 여명에서 2만5천 여명으로 늘어났다.
유흥접객업소 종사자의 임금은 일부 요정·「나이트·클럽」종사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평균 6만여원으로 우리나라 전체근로자 평균임금 6만4천67원(8월말 현재), 도시근로자 월평균 생계비 7만8천6백60원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대중음식점이나 간이주점종사자는 숙식비를 포함, 4만∼5만원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남자들 사이에서 일을 하게돼 자칫 탈선, 사회문제가 되기 일쑤며 특히 10대에는 다과점·음식점에서 심부름하다가 나이가 차면서 다방으로, 다방에서 술집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스스로 발빼야>
이에 대해 새싹회장 윤석중씨는『유흥접객업도 하나의 직업이긴 하지만 도심지 한두집 건너 술집이 즐비하고 흥청대는 풍토는 청소년 범죄유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특히 여성의 경우『가계를 꾸려나간다는 갸륵한 생각에 유흥업소에 발을 들여놓으나 우리나라의 술집풍토로 보아 여성 스스로가 발을 들여놓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회 구조적 문제>
이대 이효재 교수(사회학)도『직업을 잡는 것이 개인 문제이긴 하나 유흥업 종사자의 수가 는다는 것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하고『자칫 술집으로 빠지기 쉬운 돈 없는 여자들도 생산적인 업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도돼야 하며 이와 함께 사회지도층으로부터 진지한 도덕적 기준설정운동이 벌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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