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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반상의 향기’ 바둑 문외한이 읽어도 흥미진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71호 30면

4월 13일자 중앙SUNDAY 1면은 규제개혁 관련 기사를 통해 정부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시장의 문제를 새삼 느끼게 해줬다. 심판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직접 선수 역할까지 도맡다 보니 정작 선수들은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고사되는 격이었다. 필요 이상의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는 점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만큼 후속 조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다만 기사 전개 과정에서 김진형 위원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점은 아쉬웠다. 한두 명의 전문가를 더 섭외했더라면 더욱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했을 듯싶다. 아울러 ‘모든 규제가 필요 없다는 식의 논의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균형을 잘 잡아주기를 바란다.

평소 역사를 좋아해 이종욱 교수의 ‘다시 쓰는 고대사’ 코너를 유심히 보는 편이다. 지난번에 이어 일제가 왜곡한 한국 고대사 얘기를 읽다 보니 얼마 전까지 한국사 교과서를 두고 각계각층이 논쟁을 벌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올바른 근현대사 서술 방향에 대한 논의만큼이나 실종된 우리 고대사를 복원하는 일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목소리는 듣기 힘들다. 소위 식민사학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아쉬워하며 이를 넘어서길 염원하는 이 교수의 글이 무겁게 다가왔다.

‘반상의 향기’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바둑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등 다양한 내용이 소개됐는데, 바둑의 현실이 세상사와 조응하는지 여부까지 논의를 확장한 글은 바둑을 전혀 두지 못하는 필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나스닥 지수 급락을 다룬 기사에서는 그래픽을 적절히 활용하고 각종 수치도 표와 부가설명 형식으로 처리한 게 눈에 띄었다. 상장수익률, 배당 프리미엄 등의 용어와 숫자를 기사 속에 포함시켰다면 읽기에 불편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경제학에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김대수의 수학 어드벤처 코너에 소개된 문제는 글의 주제인 소수(素數)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간단한 설명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법했다. 아울러 기사 배열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싶다. 3면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룬 기사와 12면 동북아 정세 관련 대담은 신문을 펼쳤을 때 한눈에 들어오도록 배치했으면 훨씬 몰입도가 높아졌을 거라고 본다. 정상에 오른 자들의 애환을 다뤘다는 점에서 23면의 골프선수 청야니 기사와 27면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칼럼도 마찬가지였다.

약간의 아쉬움에도 중앙SUNDAY는 일요일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신문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S매거진 마지막에 실린 ‘조용철 기자의 마음 풍경’을 보고는 일상생활 속 쉼표를 제대로 찍은 듯했다. 시원시원한 사진 배치 등 중앙SUNDAY만의 장점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한다.



최한영 아시아투데이에서 경제부·산업부 기자로 근무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 대상 투자마케팅사 씽크이지에서 기획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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