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예비 신혼부부 숨져…안타까운 사연 '눈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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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 나흘째,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7일 밤, 발견된 세월호 희생자 고 김영경 양은 발견 당시 친구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국이 김 양의 이름을 잘못 발표하면서 시신이 김 양이 사는 경기도 안산까지 갔다가 목포로 다시 옮겨졌습니다.

신원미상 처리될 뻔하다 겨우 가족들에게 돌아온 겁니다.

김 양은 14년 전 큰 사고를 당했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꿔왔습니다.

[고 김영경 양 아버지 : 간호대학 간다 그래서 '공부 잘해야되는데 갈 수 있겠냐…' 갈 수 있다는 거지. 제가 예전에 많이 아팠었어요.]

제주 수학여행에 돈이 부족하지 않냐고 묻자 집 앞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쓰면 된다고 답하던 착한 딸이었습니다.

[고 김영경 양 아버지 : 아빠 말 잘 듣고 잘했어요, 착하고. 동네 사람들한테도 착하고 인사 잘하고…]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챙기다 끝내 목숨을 잃은 남윤철 교사는 모교인 국민대에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남 교사는 사고 직후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선실에 남은 학생들을 구하겠다고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교사가 아닌 스승이 되고 싶다며 교직을 택한 지 7년, 유족들은 평소 남 교사의 성격상 아이들을 두고 혼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 남윤철 교사 유족 : 못 살았지 자기 자신이, 살았어도 생존했어도, 살기 어려웠을거야. 죄책감에. 일반인들하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달라.]

예비 신혼부부로 함께 숨진 김기웅 씨와 정현선 씨도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에서 함께 일하며 4년 전부터 사귄 두 사람은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들은 두 사람의 장례식을 마치는대로 영혼결혼식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고 김기웅 씨 유족 : (영혼결혼식은) 49개 때 할 거예요. 부모들을 만나봐야지. 너무 내가 사랑하는 며느리였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자식, 누군가에게는 스승, 친구였던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JTBC 방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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