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수익증권 담보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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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수익증권 환매 유예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고객을 지원키 위해 각 증권사가 31일부터 낮은 금리의 수익증권 담보대출을 해준다.

이에 따라 임금지급용 자금 등 단기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었다 환매 지연으로 일시적 자금압박을 받아왔던 중소기업들의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일 전망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LG투자.대우.굿모닝신한.동양증권 등은 연 4.5%의 금리를 적용한 수익증권 담보대출을 31일부터 하기로 했다. 이들 증권사는 증권금융으로부터 같은 금리(4.5%)로 자금을 조달해 마진 없이 대출한다.

대출 한도는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다. 삼성증권은 대출 당일 수익증권 평가금액의 60%를 한도로 정했고 LG투자증권은 개인과 법인의 한도금액을 각각 5억원으로 하되 수익증권 평가금액의 80%까지 탄력적으로 대출키로 했다.

대우증권은 계좌당 10억원을 한도로 당일 수익증권 평가금액의 60%까지 대출해 주기로 했으며 굿모닝신한증권은 수익증권 규모나 종류에 따라 상담 이후 한도를 결정한다.

세종증권 등은 31일부터 증권금융의 대행창구 역할을 맡아 연 7%의 금리를 적용, 수익증권 담보대출을 실시한다.

이 외에 현대.동원.대신.한화.메리츠 증권 등도 4월 중 수익증권 담보대출을 할 계획이다.

증권사와 투신사들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과 카드사의 부실 파문 이후 채권시장이 마비 조짐을 보이는 바람에 폭증하는 MMF 환매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해 고객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에게는 1백% 환매해 준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신탁재산 규모가 큰 기업 고객에 대해서는 일부 또는 전부 환매를 연기해 왔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수익증권 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은 데 대해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환매 유예 사태에 따른 정책적 자금지원의 성격이 짙어 증권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금융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미매각 수익증권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환매 제한이 야기될 수도 있다"며 "게다가 조달금리 그대로 대출하는 만큼 수익성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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