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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항공의 비밀 장부를 찾아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프랑스」항공산업의 할아버지「마르실·다소·그룹」이 전 수상 「자크·쉬라크」(하원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고위관리와 공모, 거액을 탈세한 사건이 폭로되어「파리」판「록히드」의혹을 방불케 하고 있다. 「다소」항공은 이 회사 회장이며「드골」파 소속 하원의원이기도 한「다소」의 개인회사지만「미라지」전투기를 개발·생산해온 군수회사로서 불 공군뿐만 아니라 7개국에「미라지」를 팔아 왔었다. 「다소」항공이 의혹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은「다소」회장의 심복인 경리 담당국장이 8백만 「프랑」(약8억원) 을 부정인출, 종적을 감춘 지난7윌6일부터였다.
이날「엘베·드·바테르」경리국장이「다소」회장의 개인구좌에서 찾아간 현금 8백만「프랑」은 단순히 향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다소·그룹」의 비밀경리장부와 연관돼 있었다는 점에서 의혹이 더욱 커졌다.
「바테르」는 그의 집 목욕탕 속에서 자살인지 타살인지 원인을 가려내지 못한 부인의 변사이후「나이트·클럽」에서 사귄 「콜·걸」 「베르나·데트」양을 통해「장·케이」라는 국제「테러」조직의 두목을 알게 되었던 것.
「장」은 인도·「파키스탄」전쟁시 「뱅글라데쉬」독립을 거부했던「파키스탄」의 여객기를 공중 납치한 장본인이다.
문제의「다소」항공의 비밀장부는「장」의 협박에 의해 「바테르」가 만든 것으로 「나이트·클럽」서 사귄「콜·걸」의 손을 거쳐「강」에게 넘어갔다는 것. 「바테르」는 이 장부를 다시 찾기 위해 8백만 「프랑」을 인출해 간 것이다.
장부와 돈의 교환장소인 국경에 달려간 「바테르」는 돈만 뺏기고 장부는 찾지 못했다. 이른바 「바테르·다소」의혹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두 달 동안이나 보안조치(?)되었으나 지난9월 초순부터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했다. 경찰은 지난10일 「바테르」를 체포했으나 의혹을 풀기는커녕 구린내를 풍기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바테르」는 지난 12일 경찰에서『「다소」는 「쉬라크」전 수상의 선거구 신문에 자금을 제공해 왔으며 고위관리와 공모, 거액의 탈세를 해왔다. 이 경위가 비밀 서류에 기록되어있다』고 진술했다는 것.
비밀장부 내용의 일부가 폭로된 것은 이것이 처음. 「다소」회장은『비밀장부는 이미 경찰의 수중에 있다. 「드골」파 소속 하원의원인 본인이 소속 당에 자금지원을 한 것은 불법이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거액탈세에 대해서는 『나도 그 비밀 문서의 내용을 모른다. 우리 회사에는 탈세란 없다』고 밝혔으나「바캉스」를 끝낸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비밀문서는 계속「장」의 손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는 『비밀문서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내 자신 유일한 증거』라는 「바테르」의 주장이 뒷받침하고 있다. 사건이 확대되자「장」은 경찰수사망을 비웃듯「프랑스」국영방송에 전화를 걸어『돈은 「레바논」우파에 무기를 사보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소」항공의혹사건이 해명되자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문제는 왜 이 사건이「쉬라크」전 수상이 사퇴한 직후에 발표되었느냐는 점에 있다.
그리고 나서 「바데르」의 「쉬라크」관련의 폭로가 연달아 나왔다. 따라서 단순한 개인회사의 의혹사건은 정치음모가 깊이 개입된 「프랑스」정계의 한 단면을 드러내기 시작한 국가적 사건으로 「프랑스」인들은 「베일」속을 궁금해하면서 진전을 주목하고 있다.【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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