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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해치는 후보 배제' 새정치연합 개혁공천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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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광주시장에 출마하려는 새정치연합 이용섭 의원이 14일 공천 논란과 관련,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만나 “전략공천 땐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 ‘안심(安心)’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앙당이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자격심사를 직접 하겠다고 나서면서 각 시·도당이 반발하고 있다. 앞서 새정치연합 서울시당은 자체적으로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의 20%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당이 개입하면서 이런 방침이 무의미해졌다. 특히 천정배 전 의원을 기초단체장 자격심사위원장에 임명한 것이 논란을 키웠다. 천 전 의원은 김한길 대표와 가깝다. 현재 당내에서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최재천·정성호·이종걸·문병호 의원 등 ‘변호사그룹’의 맏형 격이다. 2012년 총선 때 서울 송파을 지역구에 출마해 낙선한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그를 김·안 공동대표와 그 측근들이 불러냈다. 현역 기초단체장에는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자격심사위는 이날 3회 이상 음주운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 6·4 지방선거 공천 대상에서 배제키로 하는 등 엄벌주의를 적용키로 했다.

 ‘민주적 절차나 새 정치의 가치를 해치는 후보자’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행위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후보자’와 같은 자의적 기준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옛 민주당 출신들은 중앙당이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친노 인사들을 쳐내고 안철수 대표 쪽 인사들을 대거 공천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486운동권 출신인 오영식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은 “중앙당이 기초단체장 자격심사에 개입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개혁공천을 내세워 자기 사람 심기를 하는 것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 같은 서울시당 위원장이지만 안 대표 측 인사인 이계안 위원장은 “물갈이 폭이 20% 이상 될 수도 있다. ‘도로 민주당’이란 비난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역 물갈이 대상이 50%까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호남 쪽 반감도 크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호남이 새정치연합의 ‘봉’은 아니다”고 적었다. 지난 13일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안철수 대표 측 윤장현 광주시장 예비후보를 지지하면서 촉발된 논란도 계속됐다.

광주시장에 출마한 이용섭 의원은 14일 상경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윤 예비후보를 경선 없이) 전략공천할 경우 정치적 생명을 걸고 중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뜻이다. 이 의원이 국회의원들의 지지선언 과정에 안 대표가 개입했느냐고 묻자 안 대표는 “오해다. 절대 내 뜻이 아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글=박성우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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