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과 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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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번「몬트리올」대회기간중 세계의「텔리비젼」에 가장 많이 오른 선수는 14세의「코마네치」선수였다. 누가 어떻게 퍼뜨렸는지 몰라도, 그녀가 입고 싸운「유니폼」은 서독제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가하면「마라톤」에서 2연패를 노리던「쇼터」선수도 일제신발을 신고 달렸다. 이것은 사람들의 눈에 그다지 띄진 않았다.
두개의 금「메달」을 딴「핀란드」의「비렌」선수의 경우는 매우 노골적이었다. 그는 1만「미터」결승에서 선두로「골·인」하자, 그 길로 신발을 두 손으로 벗어 버쩍 든 채 「트랙」을 일주했다. 누구의 눈에나 그 신발의 흰줄 넷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것도 다름 아닌 일제였다.
그가 실제로 돈을 받고 그랬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지난「멕시코」대회 때 미국육상선수가 돈을 받고 서독의 특정회사제「스파이크」를 사용한 일이 있었다. 또「스위스」의 한 대표선수가 「스키」회사 광고에 이용되어 돈을 받았다하여「삽보로」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예도 있다.
이때 그의 출전을 금지시킨 IOC의 결정에 대해선 잘 했다는 여론보다는 너무 심하다는 쪽이 더 많았다.
「아마추어」의 규정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올림픽」의 체질이 달라진 탓도 있다.
「올림픽」의 창시자「쿠베르텡」은『직접 생계의 재원을 얻는 수단으로서「스포츠」를 하지 않는 자』가 「아마추어」라고 간단히 생각했었다. 이것을 좀더 구체화한 것이 71년에 내린 IOC의 다음과 같은 규정이다.
『「올림픽」정신과 윤리를 지키고 참가를 위하여 보수를 받지 않고, 취미로서「스포츠」에 참가하며… 생활의 기반을「스포츠」로부터의 수입에 두어서도 안된다…』
보기에 따라선 모호하기 짝이 없는 정의다. 이번 대회에서 10종 경기에서 우승한 미국의「제너」선수는 영화사와 1백만「달러」(5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는 이미 계약금의 일부를 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흑인의 출세의 지름길은「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것』 이란 말이 미국에선 공공연히 나들고도 있다.
그만큼「올림픽」은 돈과 연결되기 마련이다. 당장에 돈이 생기지 않더라도 금「메달」은『이익과 연결되는 훈장』이나, 장래의『특별한 보수』와 결부되기 쉽다.
그런 줄 알면서도 꼭 지켜야할 것이 바로 이「돈」문제라 할 수 있다.
그래야「올림픽」대회는 생명을 잃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첫 금「메달리스트」에게 1억원의 상금을 주겠다는 어느 인사의 공연한 말이 적지 않은 물의를 일으켰다. 「올림픽」의「아마추어」규정을 가장 잘 알고 있었을 그분으로서는 너무나도 경솔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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