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 명보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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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서 만나 성남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싶다.”

거스 히딩크 PSV아인트호벤 감독이 7일 입국하는 등 월드컵 태극전사들의 ‘피스컵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1년 6개월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태극전사들이 저마다 소속팀을 위해 맞붙어 싸우는 모습은 피스컵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각각 4주간의 군사 훈련과 결혼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아인트호벤의 주전 박지성(22)과 이영표(26)는 피스컵 초대 우승을 목표로 현재 개인 전술 훈련에 땀을 쏟고 있다. 아인트호벤이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같은 B조의 LA갤럭시를 꺾어야 한다.

LA갤럭시를 올 시즌 미국프로축구(MLS) 우승으로 이끈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4)도 7개월 만에 이뤄질 국내 팬들과의 재회를 손꼽아 기다린다.

홍명보는 또 한일월드컵 3ㆍ4위전에서 2_3으로 패한 터키의 간판 골잡이 만시즈(베식타스)에 대한 설욕을 벼르고 있다. 만시즈는 경기 초반 홍명보의 볼을 가로채 슈퀴르의 선제골을 이끌어낸 데 이어 혼자 두골을 추가, 홍명보를 축으로 한 한국 수비진을 무력하게 만든 바 있다.

한일월드컵을 지켜보면서 히딩크에게 서운함을 느꼈던 성남의 ‘간판 스타’들도 태극전사 탈락의 아픔을 실력으로 되갚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히딩크는 한국의 사령탑을 맡아 옥석을 가리는 과정에서 유독 성남 선수들에겐 인색했다.

지난해 K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대의(29)와 토종 골잡이 김도훈(33)은 끝내 월드컵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고 꾀돌이 윤정환(30)은 월드컵 내내 벤치신세를 면치 못했다.

김대의는 “성남과 아인트호벤이 각각 A, B조로 엇갈려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다”며 “멋진 골 세리머니로 섭섭한 감정을 시원히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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