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가능성 뒷받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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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화성에 질소가 있다는 「바이킹」1호의 확인은 화성이 동식물의 4대 기본성분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서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지만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약간 높여준 셈이다.
지구 외의 다른 곳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결론짓는다는 것은 그 생명체의 생명 작용에 관한 유일한 「모델」이 지구상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우며 다른 혹성에는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기이한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가까운 혹성이며 일부 과학자들은 화성에 만약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지구의 원시적 생명체와 비슷한 것으로 믿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왜 질소발견이 중요한가 하는 이유이다
질소는 냄새가 없고 보이지도 않는 「개스」다. 그것은 지구 대기권의 약 5분의 4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다.
지구상에는 각양 각색의 생명체가 존재하지만 그들은 모두 질소와 산소 수소 탄소의 4원소로 구성돼 있다. 인체도 화학적으로는 나무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다만 겉모습만이 다를 뿐이다.
인간도 오이와 같은 식물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물(산소와 수소)로 되어 있고 질소와 탄소가 물을 한데 응결시키고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화성에 탄소와 수소 및 산소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제 제4의 원소인 질소가 발견된 것이다. 화성 대기권의 질소의 양은 3% 밖에 안 되는 것으로 발표 됐으나 「패서디너」의 한 대변인은 『이것이 화성에서의 생명체 발견을 향한 커다란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다음의 커다란 문제는 거의 종교의 영역에 가까운 것으로 이러한 4개 원소가 지구에서와 같이 어느 단계에서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1953년 「시카고」대학의 한 연구원은 우리의 원시적 태양계에서 생명체를 탄생시켰던 그러한 조건을 실험실에서 재현시키려 시도했다.
그는 당시 존재했을 원소들을 시험관 속에 넣고 생명체 탄생시의 자연적 과정인 번개와 비슷한 「스파크」를 일으켰다.
그 결과 생명체의 기본 요소인 「아미노」산이 「플라스크」에 형성되었다. 이러한 「아미노」산이 가장 원시적인 세포로 진화하는 과정은 아직 해명되지 않고 있지만 단서는 잡은 셈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화성에 존재하는 소량의 질소가 오래 전에 사라진 훨씬 짙은 대기권의 찌꺼기일지도 모르며 그러한 대기권이 사라짐으로써 화성의 생명체도 죽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있다. 「바이킹」1호가 화성의 흙을 분석하기 시작하면 보다 많은 해답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로이터 합동】

<국내학자의 논평>지구와의 유사성 많아|이현제 박사(과학원교수·생화학)
화성 대기권에 질소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화성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높여 주는 것이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요소 가운데 탄소, 수소, 산소는 이미 확인된바 있는데 이번에 다시 질소가 확인됨으로써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최소한의 조건은 구비된 셈이다.
「아르곤」의 발견은 생명체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으나 화성과 지구의 유사성을 더 높여준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므로 지나치게 흥분할 필요는 없다.

<국내학자의 논평>생명체 진화했을 가능|민영기 박사(국립천문대장)
대부분의 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화성에도 질소가 소량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왔기 때문에 이번의 질소 발견은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의의 외엔 별로 새로운 것도, 놀라울 것도 못된다. 물론 생명체가 진화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높여 준 것은 사실이다.
45억년 전에 생성된 화성도 처음에는 대기나 물이 충분히 있었을 것이나 점점 희박해져 지금의 사막형태로 되었다고 보므로 「바이킹」이 탐사는 화성에 살았을지도 모르는 고등생물의 흔적을 찾는데 더 큰 의의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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