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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뎅기열, 한국 풍토병 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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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질병이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에 열대 질병이 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되는 제5차 아시아·태평양지역 국제 보건 콘퍼런스에서다. 강북삼성병원 염준섭 감염내과 교수는 ‘기후변화와 증가하는 질병’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기후변화는 일반적으로 감염병 발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최근 기후 전문가들의 보고서를 보면 아시아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걸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염 교수는 한국에서 2012~2013년 사이 2만 명 이상 전염성 질환이 늘어난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최저온도를 기록하는 날이 매년 줄고 있고 여름 강수량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말라리아나 쓰쓰가무시병과 같은 질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염 교수는 “뎅기열과 같은 몇몇 매개체 감염 질환은 한국의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방 조직에 축적되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이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POPs는 산업생산 공정과 폐기물 저온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다. 주요 물질로는 DDT·다이옥신 등이 있다. 이덕희 경북대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선 이미 POPs의 생산과 사용이 금지됐지만 다양한 먹이사슬을 통해 이미 POPs가 인간에게 축적되고 있다”며 “저용량 POPs가 최근 비만과 관련한 다양한 대사증후군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개막식엔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신영수 사무총장, 세계보건협회연맹 제임스 쇼빈 회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대회조직위원장인 새정치연합 김춘진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공중위생, 전염병, 기후변화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가 국가 간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관계 구축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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