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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아기가 식은땀을 흘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을 보면 흔히 몸이 허하다고 표현한다. 우리 몸에는 약2백만 개의 땀샘이 있고 이들은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통의 지배를 받고 있어서 의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조절하고 작용한다.
이 신경계통은 땀샘뿐 아니라 체온조절·혈액순환·소화흡수 등 주로 내장의 기능을 맡아보며 땀샘은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하루에 4ℓ(약2되)나 되는 땀을 흘릴 수도 있다.
사람마다 신체적인 차이가 있듯이 자율신경계에도 차이가 있어서 땀을 흘리는 정도도 다다르며 특히 아기들은 이러한 신경계통이 미완성되어 체온조절이 불충분하고 잠든 후 1∼1.5시간쯤 지나면 이마나 머리에 땀이 많이 나는데 이런 현상은 정상으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갓난아기는 생후 얼마동안은 땀이 안 나는데 만삭아는 생후2일∼18일이 지나면 땀이 나게되고 조산아는 생후2주∼4주일이 지나면 땀이 나게된다.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서 체중에 대한 피부의 면적(체표면적)이 넓고 체표면적당 땀을 흘리는 양도 많기 때문에 작은 일을 해도 땀을 많이 흘릴 뿐 아니라 잠들고 나면 대부분의 아기가 땀을 흘리게 된다. 이러한 생리적·체질적인 관계로 땀을 흘리는 것은 별문제가 안되나 때로는 병적으로 땀을 많이 흘릴 때도 있다.
우리 나라는 결핵인구가 많기 때문에 식은땀만 흘리면 결핵을 연상하지만 소아의 결핵이 항상 식은 땀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열도 없는데 땀만 많이 흘리면 먼저 주위환경이 더운가, 옷을 많이 입혔나, 너무 두껍게 덮어주었나를 살피며 선천성 심장병·구루병(비타민D 결핍증)·갑상선기능 항진증·뇌성마비 등의 질환이 있는지도 알아본다. 때로는 저혈당증으로도 식은땀이 많이 날 수 있다. 전날 점심·저녁을 설치거나 굶고 잔 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의식마저 몽롱해지는 어린이가 있는데 이런 때는 설탕물을 진하게 타서 한「컵」이면 몇 분 안돼서 말짱해질 수 있다.
이밖에도 불안할 때 땀을 많이 흘리는 수가 있다. <이병호(의박·소아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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