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관광 급감에 제주도 '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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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라크 전쟁과 괴질 여파로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여행 상품가격이 최고 절반까지 떨어졌는 데도 불안감 때문에 해외여행을 미루거나 일부는 제주도로 행선지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광주 M관광은 이달 해외여행 예약객 3백여명 중 실제 여행에 나선 이는 10%에 불과한 30명 정도였다. 나머지 예약객 중 80%(2백10명)는 4월 말 이후로 여행을 미뤘으며, 20%(60여명)는 제주도로 행선지를 바꿨다.

H여행사도 3월 상품을 예약한 7백명 중 절반 정도가 여행을 취소했다.

손님이 줄자 여행사들은 ▶가격 할인▶국제전화 무료 서비스▶가이드 팁 안받기 등으로 여행객 모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 단체여행 상품 가격은 태국 푸켓(5일)이 7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중국 베이징(4일)이 50만원에서 34만9천원으로 떨어졌다. 50만∼60만원에 예약을 받던 사이판(4일) 여행상품의 경우도 29만9천∼39만9천원으로 내렸다.

반면 제주도는 해외에서 행선지를 바꾼 신혼여행객들과 학생들의 수학여행단이 겹쳐 항공·숙박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광주∼제주 항공노선의 경우 지난해 말 하루 4편에서 7편으로 늘었으나 주말 편은 5월 말까지 좌석 예약이 거의 찬 상태다.

G여행사 관계자는 “전쟁과 괴질 공포로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들이 일정을 미룸으로써 여행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행선지에 따라 평상시의 절반 정도 가격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으며 해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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