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더 커 보인 우리 떡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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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호 04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8일부터 13일까지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전통 공예의 정수를 선보일 참가단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손혜원 예술감독에게 홍보전략을 물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평론가 크리스티나 모로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관 평론을 맡았습니다. 또 최고의 미술·디자인 평론가인 질로 도르플레스를 개막식에 초청했습니다. 도르플레스와 모로치가 한국관에 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한국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우리 것이 최고라고 우리가 떠들지 말고 그들의 최고가 그 말을 하게 하고 싶었는데, 올해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네요.”

올해 104세인 도르플레스는 이탈리아 문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합니다. 그가 디자인 전문지 ‘오타고노’의 알도 콜로네티 디렉터와 한국 공예에 대해 나눈 대화의 일부는 이렇습니다.

“…이탈리아는 최악이었습니다. 여러 공방이 경박하게도 예전 수공예 방식을 버리고 현대식 도구나 기계를 사용해 옛 공예품과 똑같은 복제품을 만들게 내버려둔 것입니다. 이런 제작물은 노골적인 위조품입니다.…한국의 이 전시는 현재 삶의 환경에 조상의 지식을 적용하고 조정해가는 과정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최적의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이 전시가 주는 메시지를 경고로 들어야 합니다. 과거의 뿌리를 잊거나 무시하면 미래는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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