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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단계… 서독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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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독 경제는 예상보다 호전되고 있으며 현재의 경기 상승 추세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서독의 「독일 경제 연구소」 등 5대 경제연구소가 공동 작업으로 성안한 1976년 상반기 「서독 경제 동향 보고서」에서 나온 예측이다.
이 보고서는 서독 경제가 전후 최장기간의, 그리고 가장 심화된 불경기를 극복, 도약 단계에 들어섰으며 이 경기 도약 상태가 계속될 전망임을 시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년 중 서독경제는 ▲서독 정부의 연례 경제 보고서에서 제시된 국민총생산 성장률 4∼5%보다 높은 5.5%선의 성장이 예상되며(75년 성장율=「마이너스」 3.4%) ▲물가 상승율은 작년의 6.5%보다 1.5%가 낮은 약4.5%선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고용도 경기 호전에 따라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의 높은 실업율이 신속히 경감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 문제 연구소들은 현재의 도약 단계에 있는 경기가, 아직 거리가 있긴 하지만 오랫동안 실패해 온 경제 안정의 기본 목표, 즉 물가안정, 고용증대, 적정한 경제 성장과 국제수지 균형에 접근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계속적으로 고용을 증대시키는 경제 투자의 기회는 생산 공장과 기계의 보다 효율적인 활용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가을 이후 타결된 임금 조정은 이러한 개인 투자의 호전 경향에 중요한 전제조건이 됐다고 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소들은 지적했다.
경제 연구소들은 앞으로의 경기 국면에서 가장 취약성이 예상되는 부문은 물가라고 보고 있다. 작년에 비해 물가의 상승율은 약세가 예상되지만 계속 완만한 「템포」로 나갈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경기 상승에 따른 물가 안정이 점점 어려워지는 과제이기 때문에 서독 연방은행은 물가 안정책에 계속 주력해야 하며 「인플레이션」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줄 중앙은행의 통화량 증대는 금년 중 평균 8%선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들 연구소의 낙관적인 보고서는 서독 집권당의 입장을 크게 강화해 준 결과가 됐다.
「슈미트」 수상은 지난 4월 10일 「본」에서 열린 사민당 회의에서 『서독 정부의 경제 정책 성과가 이번 서독 경제 문제연구소의 상반기 보고서 발표로 확인되었다』고 득의양양해 했다. 특히 이들 연구소들이 『서독이 도약의 국제적 선구자』이며 경제 호전이 서독 정부의 경기 정책에 힘입었다고 한 사실을 지적했다.
자민당 당수인 「겐셔」외상도 5개 경제 연구소의 이번 보고서를 통해 『종래 기민·기사당 야당의 의도적인 흑색 선전극이 또다시 허무맹랑한 사실로 밝혀졌다』며 이 보고서를 정치적 무기로 십분 활용했다. 【프랑크푸르트=엄효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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