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꽃술 담그기(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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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통적인 복숭아꽃이나 진달래 숱 외에도 새봄의 들에 돋아난 쑥·민들레·「아카시아」꽃들로 술의 향기를 돋워준다. 지방에 따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그 술들의 만드는 법과 맛이 전해진다. 윤서석 교수 (중앙대사대학장)는 『한방 재를 많이 써온 우리민족은 야생식물과 특히 친근했던 것 같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윤 교수에게서 야생화주의 담는 법을 들었다.

<아카시아 술>
싱싱하게 피어난 꽃만을 모아서 깨끗한 행주 등으로 먼지를 말끔히 묻혀낸다. 나무에 높이피는 꽃이므로 물에 넣어 씻을 필요는 없다. 꽃을 항아리에 담고 설탕을 조금만 버무려 납작한 돌로 누르고 술을 붓는다. 술은 소주를 흔히 쓰지만, 청주를 사용하면 꽃향기가 좀더 많이 남는다. 꽃과 설탕만으로 2∼3주간 먼저 발효시키면 술이 더욱 맑아진다. 술을 분 뒤 3주 후 고운 헝겊으로 꽃을 받아 내고 온도가 변하지 앉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도록 한다.

<민들레 술>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로 술을 담그면 쌉쌀한 맛과 독특한 맛을 낸다. 민들레의 꽃과 뿌리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후 병에 담는다. 설탕과 술을 부어 단단히 봉해 둔다. 민들레꽃이 6백g이면 설탕2백g·소주1.5L(큰 병 하나의 분량)가 알맞다.
20일 후면 노르스름한 빚이 우러나고 1∼2개월 지나면 마실 수 있도록 맛이 어울린다. 한방에서는 민들레 술은 해열·전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쑥 술>
쑥은 떡·약재 등으로 우리에게 어떤 식물보다도 친근한 식물. 예부터 술에 오가피·구기자·쑥 등을 넣어 약주를 빚어왔지만, 새로 돋은 연한 쑥으로 담근 쑥 술은 독특한 향취를 갖는다.
쑥을 깨끗이 씻어 3∼5cm로 잘게 뜯어 병에 담는다. 쑥 6백g에 설탕 2백g을 섞고 소주 1.2L를 부어 봉한다.2개월이면 잘 익는다. 쑥은 향기가 강해 약간 맛이 독한 편. 마실 때 기호에 마라 설탕을 더 섞어도 좋다.

<박하 술>
연한 박하 잎을 술에 담가 방향을 우러 내는 것이다. 박하를 지방에 따라서는 영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하 잎5백g에 설탕2백g 술1.2L를 섞어 봉해두면 2개월 후 맑은 술에 향기가 배어든다. 잎을 건져내고 차게 식혀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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