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원가계산, 뜻밖에 "적자"라고|은행잎·뱀장어 껍질도 수출상품으로|소 보유두수 싸고 오락가락 하는 통계|최 농수산, 「친정」에 매서운 공격 감행|섬유수출산업 공단입주 부쩍 늘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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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섬유수출이 활기를 띄면서 섬유업체들의 수출산업공단 입주신청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구미수출산업공단 경우 올해 들어 8개 업체가 30만6천평에 30개 공장을 짓겠다고 입주신청을 해 왔는데 모두가 섬유업체라고.
이로써 구미공단은 총2백54만6천평 가운데 아직 빈터로 남아있던 96만4천평 중 30만6천평이 또 팔려나가 이젠 65만8천평이 남아있는 정도인데-.
자수제품을 중동에 수출, 갑자기 커진 동국무역은 6만1천평에 12개 계열공장을 짓겠다고 나섰고 74년말에 한국모방을 인수, 섬유업에 손대기 시작한 원풍산업도 6만9천평에 12개 공장을 짓겠다고 신청 중.
이밖에 동국직물이 7만평, 동양「나이론」4만평, 태창방직 2만5천평, 대도직물 1만5천평, 한일염직 및 이화직물이 각각 1만3천평씩 분양신청을 내고 있다.
쇠고기파동을 둘러싼 경제기획원과 농수산부의 팽팽한 대결은 기획원이 쇠고기 값을 올려줄 것을 허용하는 대신 농수산부는 쇠고기 수입에 동의함으로써 양쪽이 모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무승부로 결말.
경제기획원의 입장으로는 쇠고기 값을 1천2백원 선에 묶겠다 고 큰소리친지 1주일도 못돼 인상을 허용함으로써 다시 한번 국민의 불신을 샀고, 농수산부로서는 쇠고기까지 수입해야할 정도의 축산정책 부재를 드러냈다.
쇠고기 값 조정까지는 피차의 공방전도 치열했는데 기획원 측은 농수산부가 근당 1천1백원이면 안정된다, 1천2백원이면 된다는 등 몇 차례나 인상을 요청, 그때마다 농수산부의 요청을 허용했으나 파동으로까지 몰고 갔다고 비난, 정확한 수급전망과 가격 안정선을 제시 못한다고 일침.
한편 농수산부는 기획원이 10% 물가안정 목표 달성에만 급급, 가격을 올려줄 생각은 않고 돼지고기 수출금지, 쇠고기 수입 등 축산진흥정책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불평을 터뜨렸었다.
이 같은 쇠고기 값 싸움으로 지난 연말 농수산부로 시집간 최각규 장관도 전열의 선두에 서서 친정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는데 대립이 격했던 19일 기획원 복도에서 이기욱 기획원 물가정책국장을 만나자 옛 부하였던 이 국장을 가리키며『당신 물가안정국장이 아니라 불안정 국장이야!』하고 호통을 치기도.
농수산관계 통계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은 어제 오늘 지적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쇠고기파동이 빚어지자 이제는 농수산부 안에서도 통계의 불신증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 소 보유 두수 통계가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데 농수산부의 보고에 따라 경제기획원에서 공식통계로 내놓은 75년 말 현재 보유두수는 1백84만9천 마리였으나 농수산부가 최근 수정 발표한 것은 1백54만7천 마리로 30만두나 줄어든 것.
75년도 소 두수가 이렇게 줄어들자 이제는 74년 숫자가 턱없이 높게 평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0년 이후 매년 l만 마리 수준씩 증가해 왔던 소가 74년에는 1년 동안 무려 30만 마리나 늘어났고 다시 75년에는 30만 마리나 준 것이 아무래도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것.
이 같은 통계를 그대로 믿고 정책을 세우려니 쇠고기 파동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중론.
「아이디어」만 좋으면 수출에의 문은 의외로 넓다. 예컨대 은행잎이나 뱀장어 껍질 같은 것도 유망한 새 수출상품으로 등장하고 있어 이채.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잎은 구충제 원료로, 뱀장어 껍질은「골프」장갑 등의 가공품으로 구미에서 관심을 끌어 최근 이들 지역에서 대량 주문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약원료의 전문수출「메이커」인 덕기리양행(대표 최낙성)은 최근 서독 등 구미지역에서 은행잎 수출 요청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어 전국에 방치상태에 있는 은행잎의 수집·적기 선적에 부심하고 있다.
또 뱀장어 껍질은 안동통상(대표 권오식)에서 이를 소재로「골프」장갑을 만드는데 성공, 지난 2월 미국에 보낸「샘플」이 호평을 받아 현지「바이어」와 구체적 상담을 추진 중이라는 것.
현대「포니」와 GM「코리아」의「카미나」등장으로 자동차 3사가 새로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상공부가 국회상공위에 낸 3사의 주력차종판매가격과 원가비교자료는 거의다 판매적자를 기록.
기아의「브리사」만이 총 원가 1백67만1천5백26원에 공장도 1백68만원으로 대당 8천4백74원의 흑자고 현대「포니」는 총 원가 2백14만3천78원에 공장도 1백92만6천5백원으로 대당 무려 21만6천5백78원의 적자.
GM「코리아」의「레코드」는 총 원가 2백99만6천4백78원에 공장도가 2백만9백68원으로 역시 대당 12만5천5백10원의 적자로 돼 있고 현대의「코티나」는 대당 판매적자가 23만4백53원으로 가장 심한 적자 차종으로 돼있다.
다만「버스」와「트럭」은 다행히도 흑자차종이라고 자료에서 밝히고 있다.
만약 이 같은 3사의 원가계산이 정확한 것이라면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승용차 값은 인하는커녕 오히려 상당한 폭의 인상이 단행돼야 할 판이어서 현재의 적자판매가 언제까지 지속될는지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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