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급락 의도된 평가절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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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화 1「파운드」화 미화 2「달러」의 벽은 지난주 「파운드」화의 급락으로 드디어 무너졌다.
이 같은 변이는 영국 경제를 고질화 된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관변측의 정책적인 고려가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파운드」화를 실질적으로 평가절하 시킴으로써 영국 경제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국제수지의 호전, 나아가서는 투자의욕의 자극으로 노후화한 영국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파운드」화의 대 「달러」환율은 매일 1%씩이나 떨어져 꼭 1주일 뒤인 11일엔 종전의 1「파운드」대 2·1「달러」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2「달러」 이하인 1대1·92까지 미끄러져 내렸다.
이것은 71년이래 10개 주요국 통화에 대한 「파운드」화의 교환가가 33·8%나 감퇴되었음을 의미한다.
「파운드」화 가격이 2「달러」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이 영국 사람들에게는 심리적으로 충격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정부나 영난은행이 이를 방관 내지 조장한 인상을 보였다.
「파운드」당 2「달러」선을 넘는 환율은 오늘의 상황아래서 이미 현실성을 잃었고 따라서 영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파운드」화의 대폭적인 평가절하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러한 절하조정은 영국의 수출산업에 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대영 수출국들에는 수출상품 가격의 실질적인 인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윌슨」의 노동당정권이 처음으로 집권한 64년이래 국제교역량에서의 영국의 「셰어」는 반으로 줄었고 국제수지는 계속 악화돼 금년2윌 한달 동안만도 2억5천만「파운드」의 적자를 나타냈다. 「파운드」화의 결과적인 평가절하가 정책적으로 의도되고 고무된 것이 아니냐 하는 견해는 「파운드」화의 대량매각이 계속되는 가운데도 영란은행은 저율의 금리(연9%)룰 고집했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있다.
영국산업이 침체된 요인중의 하나는 60년대 5·75%선이었던 고정투자율이 70∼76년에는 0·75%로 격감했고 그 결과 영국 생산업체들의 자본재 시설의 약60%는 11년 이상 낡아 생산성이나 그 밖의 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한데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그 대책으로는 「인플레이션」의 억제와 더불어 여신금리를 대폭 내려 투자의욕을 최대한으로 자극하는 것이었다. 【런던=박중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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