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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길…인초돗자리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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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 고유의 인초(난초) 돗자리의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이 돗자리는 대일 수출로 외화벌이에 한몫을 차지하는 등 비싼 값에 팔려 원료인 인초(골풀)농사는 한때 농가의 고소득 특용작물로 각광을 받았던 것.
이 때문에 농민들은 벼농사의 3배나 수익성이 높다고 인초재배를 다루었으나 73년 이후로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일반 농산물이 매년 30∼50% 오로는데 비해 인초 수매가격은 한해에 20%를 오르기도 힘들어 이젠 벼농사보다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것.
생산공장 측도 대일본 수출가격이 오르지 않는데다 판로마저 넓지 못해 원료난을 겪으면서도 수매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북에서 유일한 인초주산지인 고창의 경우 73년 이후 재배농가가 격감했다. 73년 재배면적 40ha에 재배농가가 1백73가구에 이르렀으나 해마다 줄어 올핸 겨우 34가구가 10ha에 재배, 재배면적은25% 재배농가는 20%선으로 줄었다.
이경식씨 (50·고창군 해리면 자룡마을)는 73년까지 1단보에서 8백∼9백kg의 인초를 생산, 영농비를 빼고도 1단보에 6만여원의 순소득을 올려 당시 벼농사의 순소득 1만8천여원에 비해 3배가 넘는 소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뒤부터는 일반농산물가격이 연간 30∼50%씩 오르는데 비해 인초 수매가격의 연간 인상폭은 20%선을 넘지 못해 재배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농민들이 인초재배를 외면하자 인초 돗자리 공장이 원료난에 허덕이게 마련.
고창군 신림면 법지리의 전북인초공장(대표 안병달)은 3천평의 대지에 연건평 7백평의 규모를 갖추고도 지난해부터 조업을 30%선으로 줄였다.
30%선의 조업마저 인근에서 생산된 원료로는 충당이 안돼 영남과 전남지방에서 사들여왔다고 했다.
이 공장은 돗자리기계 요대와 꽃자리기계 8대가 시설돼 있어 연간 18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관내에서 생산되는 원료는 연간 1백t 안팎이라 이에 소요되는 4백여t의 원료를 댈 길이 없다고 걱정했다.
이곳 인초공장의 수출실적은 73, 74년에 각 8만여「달러」에 이르렀던 것이 75년엔 주문이 없어 수출을 못하고 올들어 3만7천여「달러」어치를 수출, 다소 회복기미를 보이고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과 공장 측은 당국에서 인초돗자리의 판로개척과 수매가격의 현실화, 단위수확고를 높일 수 있는 인초와 벼농사의 2모작 기술지도 등 대책이 없이는 전망이 어둡다고 입을 모았다. <고창〓이현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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