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회관별관 대관료 인하|활기 찾은 연극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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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그동안 연극인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던 시민회관(별관)의 대관료 책정이 기어이 연극인들의 요구대로 매듭지어졌다. 이로써 올 연초부터 마땅한 공연장을 갖지 못해 방황하던 연극계는 다시금 활기를 찾게 되었다.
시민회관별관의 대관료 인하문제는 지난 2개월간 극계의 비상한 주목을 모아 왔었다. 대관료가 인하되느냐에 따라 가난한 극계의 공연활동도 결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
당초 명동 예술극장에 대치되는 무대로서 서울시·문공부의 협의에 따라 개관된 시민회관은 순수예술공연에는 정상 대관료의 50%를 인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50%인하라도 1일 8만5천원에 부대시설사용료는 별도로 가산되므로 공연자들에겐 여간한 부담이 아니었다.
그래서 연극협회는 서울시와 문공부에 정상대관료의 3분의1선 이하 인하를 요구해왔던 것. 서울시는 이 요구를 최근 받아들여 평일 7만2천여원, 토·일요일 9만여원 선으로 타협했다. 한편 냉·난방기구를 비롯한 일체의 부대시설은 부과금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관료 문제가 일단락 되어 연극협회와 각 극단은 시민회관 공연일자 배정을 시작했다.
다만 그 배정에 있어서 13개 극단이 대관을 원하는데 비해 8∼10개 극단에만 대관이 가능해 일정의 조정이 새로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시민회관 문제가 이 처럼 해결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새 공연장으로 물색되던 동양극장(서대문)과 성공회의 소극장(정동)은 연극상설기관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지없이 깨져 연극인들에게 또 다른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극단 「산하」는 서울서대문에 있는 동양극장을 연극무대로 이용하려는 「아이디어」에 착안, 지난 정월에 1년 6회 36일을 조건으로 대관계약을 맺었었다.
『동양극장에서 만납시다』라는 문구를 박은 선전「포스터」3천여 장을 이미 시내 각 곳에 붙이고 연6회 공연이라는 계획에 부풀어 있던 극단「산하」는 뜻하지 않은 사태를 맞게된 것이다.
극장 주는 최근 부도에 쫓겨 행방을 감춘 데다 극장건물은 「공연장 환경정비규칙」대로 개수를 하지 않아 지난19일께부터 폐쇄된 것이다.
한편 객석 3백 석의 성공회소극장은 공사비 불충분으로 지금 현재 언제 완공될는지조차 헤아릴 수 없는 실정이다. <박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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