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조 아쉬운 「매듭」공예|인간문화재로 지정된 두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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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화재관리국은 9개종목 중요무형문화재의 예능및 기능보유자 13명을 보충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인간문화재로 지정될 사람은 ▲종묘제례악(중요무형문화재 1호)의 이석재(서울) ▲양주별산대놀이(2호)의 이병권(양주) ▲판소리(5호)의 한갑주(서울) ▲승전무(21호)의 이치소 ▲이복률·이기숙(이상 충무) ▲동래야유(18호)의 박점실(부산) ▲수영야유(43호)의 김용태·노영규(이상 부산) ▲강릉단오제(13호)의 박용녀(강릉) ▲강강술래(8호)의 최소심 ▲매듭장(22호)의 최은순·김희진(이상 서울)씨등. 이중 매듭부문은 고정연수씨의 부인 최은순여사(59)와 수제자 김희진씨(42)로 다시 전통의 끈을 잇게돼 화제.

<최은순씨>
서울 신당동 좁은 골목안의 납작한 한옥. 30여년전 최은순여사가 매듭장 고 정연수씨에게 시집온 바로 그 집이다. 당시 21세였던 최여사는 그때부터 명주실을 빨고 물들이고 끊어맺는 남편의 매듭일을 옆에서 보고 익혀왔다.
『그분 대신에 나를 기능보유자로 정해주었다니, 가마·연·상여장식·도포띠등 갖가지 매듭을 엮던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땐 이곳을 시구문 안이라 해서 온통 집집마다 매듭일을 했지요.』
처음으로 기능보유자 지정 소식을 전해들은 최여사는 감격을 감추지 못한다.
여러겹의 비단실로 끈을 꾜고 색색의 끈으로 다시 나비매듭·단추매듭·국화매듭등 갖가지 모양을 엮는 매듭은 옛 궁중의 복식과 실내장식·불교의식의 장식용으로 널리 쓰였던것. 『이제는 매듭을 아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졌지요. 』 그러나 최여사는 지금도 맏딸 봉섭씨(39)와 함께 지방으로 내려가는 상여장식을 1년이면 50여벌씩 만든다. 그밖에는 일반가정에서 노리개·벽걸이·발걸이등을 간혹 주문해온다고. 전통매듭을 생활속에서 익혀온 사람으로서는 마지막이될 최여사는 『몸이 약해 매듭공예를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수 없는게 안타깝다』고 했다.

<김희진씨>
매듭연구가 김희진씨는 전통매듭을 실기만이 아니라 이론면에서 체계화하고 있는 의욕파. 『처음 매듭을 배운것은 13년전 고정연수선생님에게서 였읍니다.
본래 공부한 것은 의상이었지만 전통공예 가운데서도 거의 잊혀져 가고있는 매듭을 새롭게 찾아내고 싶은 욕심에서 였읍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매듭을 맺을 수있던 사람은 정옹을 포함해 모두 5명. 김씨는 이들을 모두 찾아다니며 도래매듭·가락지매듭·난간매듭 ·생동심결동 32종의 매듭을 찾아냈다는것.
『그러나 매듭과 같은 옛기능은 전통의 보존에만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시대의 것으로 더욱 발전시켜야지요.』
그래서 김씨가 만든 작품을 보면 목걸이「벨트」등 현대감각이 훨씬짙다.
제1회 민속공예전에서 문교부장관상 수상, 동아공예대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74년에는 매듭개인전을 열었다. 숙대·덕성여대에서 한국공예학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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