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립자 물리학의 최근 동향|「입실론」 발견의 배경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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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립자란 물질 구조에서 가장 궁극적인 단위 물질을 말한다.
얼마전 세계 최고 출력의 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페르미」 고「에너지」 물리학연구소에서 「레더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베릴륨」 표적에 초고속으로 가속시킨 양성자를 충돌시켜 질량이 60억 전자 「볼트」나 되는 「입실론」이란 신 소립자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과학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물질 구조 분석은 심화·정밀화되어 분자와 원자가 어느 시대에 있어서는 그 시대의 소립자였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전자·양성자 및 중성자가 소립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모두 백수십 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정반 2입자로 크게 나누어지며 광자 (Phton) 약립자 (Lepton) 및 강립자 (Baryon)로 분류되는데 강립자는 또 중간자(Meson)와 중립자 (Hadron)로 나누어진다.
1950년께부터 소립자에 대한 연구는 가속기와 거품 상자 등 검출기의 발달에 따라 가속화되어 중간자의 공명 입자와 중립자의 공명 입자가 속속 발견되어 강립자의 종류는 1백을 넘게 되었다.
오늘날 가속기의 출력은 국력의 지표로 화했다. 우주과학·해양과학과 더불어 고「에너지」 물리학은 거대 과학이 되고, 개인보다 조직이 일하는 것으로 변모되어 왔다. 소련은 서구의 가속기를 본떠서 만들었으나 아직 큰 성과가 없고 일본은 국가 재정 관계로 국제 수준의 출력을 갖는 가속기 설치를 하지 못하고 중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쿼크」 (Quark)-물질 구조 3원론과 4원론>
부쩍 늘어난 강립자들의 행태를 정리하기 위해 학자들은 이 입자 자신에 대한 구조를 가상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물질 구조 계층을 한 단계 더 심화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1964년 미국의 「겔먼」 교수는 「쿼크」라는 3종 (「업」「다운」「스트레인지」)의 가상 입자를 도입하고 중간자는 2개의 「쿼크」로, 중립자는 3개의 「쿼크」로 각각 구성되었다고 생각하고 수학적 방법에 따라 그때까지 발견된 것은 물론 미 발견의 입자의 존재까지 예언해서 적중함에 이르렀다. 이 이론을 우리는 3원론이라 하며, 그는 이에 대한 공로로 69년 「노벨」상을 받았던 것이다.
또 74년12월에는 그때까지 발견된 어느 중간자보다도 질량이 크고 수명이 긴 신 강립자 J/∮가 미국의 BNL과 SLAC 연구소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발견되었다. 이 입자의 구조 해명에는 이미 가정된 「쿼크」 셋으로는 부적당하고 이들보다 질량이 큰 제4의 「쿼크」의 도입이 필요하였다.
이제 4의「쿼크」를 「참」(Charm)이라 명명되었고 J/∮는 정반 두「참」의 복합 입자라는 해석이 유력하게 대두되었다. 강립자의 구성 단위는 셋에서 넷으로 늘어나 우리는 이 이론을 4원론이라 한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제4「쿼크」이고 발견자들은 「입실론」이라고 명명하였다. 다소 의심하는 사람도 있으나 사실이라면 물질 구조에 관한 4원론은 확고한 기반을 얻게 되고 우리의 물질관과 자연관은 한층 더 심화되어 혁명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인류가 물질과 자연을 제어 지배하는 영역은 확대되고, 물질의 심층 구조 해명을 위한 탐구력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 학자의 현황>
미국에는 「참」의 탐색 방법을 이론적으로 제시한 이휘소 박사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J입자를 발견한 이용영 박사 (「브루크헤이븐」 국립 연구소), J입자 발견을 다른 방법으로 재확인한 이원영 박사 (컬럼비아대), J/∮입자의 구조에 대한 모델을 제시한 김정욱 박사 (메릴랜드대)와 강경식 박사 (브라운대) 및 ISR실험에 주력하고 있는 곽노환 박사(캔저스대) 등 한인 입자 물리 학자들이 큰 활약을 하고 있어 우리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는 입자 물리에 대한 실험은 돈 때문에 못하지만 이론적 연구는 가능하므로 지난해부터 우석 재단의 지원으로 박봉렬 박사, 송희성 박사, 김제완 박사 (이상 서울대), 김영덕 박사 (서강대) 및 김재관 박사 (과학원) 등은 정기적 모임을 갖고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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