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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 뇌물 사건 열쇠 쥔 일 정계의 「괴물」|「고다마·요시오」(아옥예사부>「오사노·겐지」 <소좌야현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일본 정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록히드」사 증회 사건에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일본 자민당의 배후 인물 「고다마·요시오」 (아옥예사부)와 「오사노·겐지」 (소좌야현치)는 과연 「괴물」인가?
「록히드」사로부터 동사 제작 항공기를 일본에 구입키 위한 비밀 공작금 7백만 「달러」를 받은 「고다마」가 일부를 「오사노」에게 건네 줬고 이 돈이 다시 일본의 정·재계에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는 관측 이어서 이들은 「록히드」사 증회 사건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파문은 미 상원의 비밀 문서 발표로 표면화했다. 『진상 규명』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고다마」는 국내에 있는데도 소재가 불명이고 「오사노」는 「하와이」에서 전화「인터뷰」를 통해 「록히드」 사장인 「코치안」과 한두 차례 만난 일이 있다고 시인.
특히 「오사노」는 「다나까」 (전중) 전수상의 오랜 측근인 만큼 이번의 뇌물 사건은 「다나까」 금맥의 일환이 아니냐 하는 점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미끼」 (삼목) 내각의 명운에도 좌우할 이번 사건의 두 주인공은 지금까지 일본 정가에서 흑막에 싸여온 수수께끼의 인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족적을 살펴보면….
올해 64세인 「고다마」는 일본 우익계의 거물로 청년 단체를 가지고 있다. 17살 때 동경에와 우익 행동단인 「건국회」에 첫발을 들여놓음으로써 우익 활동을 시작했다. 수상 암살 미수 사건에 관련, 체포되기 직전, 권총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었다.
2차 대전 중 일본 해군에 군용 물자 조달을 맡은 이른바 「고다마」 기관의 책임자로 중국에서 활약했다. 패전으로 귀국할 때 일본군이 중국에서 압수한 보석 1가마를 반입, 고 「하도야마」 (구산일랑) 전 수상이 자민당의 전신인 자유당을, 결성할 때 그 운동 자금으로 썼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그 후 A급 전범으로 체포되어 3년간 옥살이를 한 뒤 「고다마」사단 이라는 별명이 난 청년 사상 연구회를 결성하여 1만명의 동조자를 모았다.
「삼류주의」 (조국을 위해 피를 흘리고, 친구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가족을 위해 땀을 흘린다)라는 독특한 주의를 내걸어 우익 청년들을 매혹시키기도 했던 그는 또한 「기시」(안신개) 내각 때 문제의 항공 자위대 주력 전투기를 「그라망」사로부터 구입할 예정이었다가 「록히드」사로 역전되기까지에는 「고다마」가 이면에서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나까」 전 수상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고 정상배로 흔히 불리고 있는 「오사노」(59)는 고등 소학교 졸업인데도 장가를 잘 들어 13세 아래인 현부인은 옛날 백작의 둘째딸. 「버스」 「택시」 「호텔」 부동산 업체를 주체로 한 국제 흥업 (자본금 9억8천만「엥」·종업원 1만5천명)의 사주이고 일본 항공 취체역, 전일항공의 주를 갖고 있으며 총 재산이 3천억「엥」으로 알려져 있다.
「오사노」가 관심을 끄는 것은 「다나까」 전 수상과의 관계 때문이다.
경력이 유사한 두 사람은 곧 의기가 투합, 15년전에는 도산 직전에 있던 「다나까」의 일본 전건의 주를 비싸게 삼으로써 회사의 위기를 모면케 해주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돈줄이 문제가 되어 「다나까」를 실각시킨 소위 「다나까」 금맥 사건이 생겼을 때 크게 「클로스업」됐다. 「다나까」 금맥이 정치 문제화하자 「오사노」가 주인공이던 「도라노몽」 (호지문) 국유지 불하 사건이 다시 문제가 됐을 때 「다나까」도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오사노」가 자민당의 거물 「기시」「후꾸다」「나까소에」 등과 밀착되어 있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사노」가 받은 이 비밀 공작금이 이들 자민당 실력자의 수중에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 이럴 경우 금권 정치의 화신으로 지탄받아 온 자민당은 이번 사건으로 다시 고질적인 체질이 문제되어 붕괴될 위험성마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구보」 방위청 차관이 「다나까」 전 수상이 「록히드」 증회 사건의 주역이라고 폭로함으로써 최근 정계 복귀를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다나까」는 재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동경=김경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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