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의식 잃는 호신용 총 등장-미서 개발한 「테이저」싸고 찬반 논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어두운 골목길. 한 젊은 부인이 총총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갑자기 험상궂은 한 치한이 부인을 덮쳤다. 부인이 재빨리 「플래쉬」를 그 치한에게 비췄는가 싶었는데 치한은 벼락맞은 고목처럼 나동그라졌다. 부인은 『사람 살리라』고 외쳤다. 곧 순찰중인 경찰이 달려왔다.
바로 그 때 치한이 부시시 일어났다. 불과 수분간의 일이었다. 이것은 최근 「뉴요크」시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대체 그 부인은 어떻게 황소 같은 치한을 그토록 쉽게 물리칠 수 있었던가. 실은 그 「플래쉬」가 최근 미국에서 선을 보아 주목을 끌고 있는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옴직한 호신용 무기였던 것.
이것은 강도나 공격자를 살상하지 않고도 생포할 수 있는 「레이저」다. 방아쇠를 누르면 탄약이 점화되어 침이 발사된다. 침이 사람의 피부나 옷에 꽂히면 3초안에 인사불성의 상태로 떨어진다. 그러나 상처와 고통은 잠정적인 것으로 수분을 경과하면 곧 제정신으로 돌아올 뿐 만 아니라 아무런 상처도 남지 않는다.
그 원리는 인체의 신경조직원리를 원용한 아주 간단한 것이다. 총알을 맞더라도 치명적이 아닐 경우 계속 공격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이 「테이저」는 고압전류를 사용함으로써 일시에 인체의 신경조직을 마비시킬 수 있다.
그러면 고압전류를 어떻게 떨어져 있는 상대방에 통하게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침에 전선을 부착시켰기 때문이다. 이 신비한 호신용 무기의 구조는 4각 기둥형의 「플래쉬」와 그 아래 침이든 두개의 총구로 되어 있다.
낚시 바늘 모양의 이 침에는 각각 4·5m길이의 전선이 붙어 있다. 그리고 「플래쉬」윗 등에 두 개의 방아쇠가 있다. 「플래쉬」안에는 「컴퓨터」에 사용되는 것 같은 소형전지가 있고 이 전지는 정상일 때 7·5V에 8W의 전류가 흐르지만 방아쇠만 누르면 5만V의 고전압이 흐르게끔 하는 특수 변전기가 있다.
따라서 방아쇠를 누르면 전등이 켜지는 것과 동시에 탄약이 점화되어 창살이 발사된다. 창살이 피부 혹은 옷에 꽂히면 순간적으로 5만「볼트」의 고전압이 흘러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시판 9개월만에 2천개(단가 약10만원) 이상 팔렸다는 「테이저」의 윤리성을 놓고 시비가 한창이다. 범죄 예방무기가 범죄에 역이용될 수 있고 판매회사의 말과는 달리 중상이나 심지어는 살인의 가능성도 있다고 의학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및 심장병이나 신경성환자들에게는 치명상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캘리포니아」등 다수의 주 당국은 「테이저」를 호신용 도구가 아닌 무기류로 분류, 여러가지 제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총의 발명자 「존·커버」는 침의 충격이 탁구공을 맞는 정도에 불과하며 또 5만V의 고전압도 지속적일 때만 문제가 있지 「테이저」와 같이 순간적일 때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호신용무기는 68년부터 심장혈관조직이 인체와 비슷한 산돼지에 실험한 후 71년 엄격한 의학적 감시아래 실시된 인체 실험에서도 무해가 판명돼 74년 특허를 따게 되었다.
『생체조직이나 급소기관 등을 파괴하지 않고도 유효하게 방어할 수 있는 최초의 대용총』 이란 판매 선전문도 나와있다.
여하튼 「소리 안나는 총」에 「죽이지 않고도 상대방을 거꾸러뜨리는 총」을 겸한 이 호신용 도구의 개발은 범죄가 심한 미국에서 앞으로 크게 각광을 받게 될 것 같다고. <외지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