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캐릭터까지 등장 … 34세 미녀 크림 검찰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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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검찰총장이라면 딱딱한 인물을 떠올림 직하다. 그러나 ‘망가(일본만화)’의 캐릭터가 줄지어 쏟아진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크림공화국 검찰청 검사장 대행으로 임명한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34·사진)의 얘기다.

 포클론스카야는 크림반도 출신의 우크라이나 검사였다. 중앙검찰청에 근무하던 지난달 25일 “깡패(과격 시위대 지칭)들이 길거리에서 활보하는 나라에서 사는 게 부끄럽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야권이 권력을 장악한 뒤엔 “반헌법적 쿠데타”라고 비판하고 낙향했다. 그런 ‘강단’을 눈여겨본 세르게이 악쇼노프 총리가 11일 그를 크림자치공화국 검찰청 검사장으로 임명했고 그게 지금의 자리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포클론스카야를 국가 반역과 권력 찬탈 공모 혐의로 지명 수배했지만 포클론스카야는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가 옛 내무부 산하 특수부대인 베르쿠트 요원들을 탄압한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맞섰다.

 망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건 11일 기자회견 때의 모습이다. “키예프 정권과 달리 나치즘이 전파되는 걸 막겠다”고 장담하던 출중한 금발 미녀의 모습에 ‘전투 태세를 갖춘 여전사(BBC)’를 떠올렸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선 질문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이 70만 번 이상 조회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고 그게 망가 캐릭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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