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원과 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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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상공부는 자원개발과 공업구조의 고도화를 줄거리로 하는 76년도 시책 안을 마련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들 두가지 주요문제는 다같이 이 나라 경제가 안고 있는 기본적인 취약점을 극복하자는 뭇에서 제기된 것으로 생각되나,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힘드는 성질의 것이므로 그 입안과 추진에 있어 다각적인 분석과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자원개발에 역점을 두겠다는 과제도 장·단기적으로 그 투자효과와 현실적 효용성을 충분히 연구 검토해야할 것이다. 자원개발의 가치는 경제성, 특히 국제적인 경쟁성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므로 개발 자체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국민후생의 증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겠는가에 있는 것임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경제국방화정책의 일경으로서 식량이나 에너지의 자급률을 높이자는 취지를 강조하는 경우, 경제성 내지 국제경쟁력을 도외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전제하에서도 시간모형을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냐 하는 문제는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또 한가지 자원대체 문제에서 생각해야 할 분야는 자원이 빈약한 나라가 곧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라는 가세의 타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자원부존의 수준보다는 독자적인 기술발전의 속도가 경제성장 과정에서 월등히 중요한 것임은 선진공업국의 경험으로 보아 분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원개발에 투입하는 비용과 기술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을 장기적인 안목아 선 효용성을 중심으로 신중히 교량해 볼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 말해서 장기적 측면에서 본다면 기술개발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대원개발에 치중하는 것보다는 더 현명할 것이다.
무역의존도가 75%수준을 상회하는 우리나라 경제의 이례적인 현장은 자원부족에 기인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기술과 대본의 해외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점을 상기할 때, 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투자를 우선시키되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국제경쟁력을 감안해서 경제성이 있다고 판명되는 자원을 중점적으로 개발한다는 일원적인 전략을 기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술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상공부가 제시한 플랜트 70%, 기계류 및 소재 70%, 원자재 90%를 81년까지는 국산화하겠다는 정책이 훨씬 우리의 현실로 보아 절실한 과제다.
우리의 늦은 무역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가장 유효하고 근본적인 방법이란 결국 자본재 생산력의 제고밖에 없으며 자본재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곧 산업구조의 개편과 고도화로 연결된다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모방에서 출발해서 기술을 토착화하는 스케줄이 예정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또한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어쨌든 상공부가 양적인 확장에만 집착하던 단계에서 질적인 전환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만도 정책적 안목이 높아졌다는 뜻에서 하나의 전진임은 분명하다. 장단기 전략의 복합적인 정밀화 작업을 계속 추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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